[인터뷰]이중환 서귀포시장 "시민들과 적극 소통하겠다"

[인터뷰]이중환 서귀포시장 "시민들과 적극 소통하겠다"

대형 국책사업의 지역발전 연계, 개발과 보전 균형정책 등에도 노력

기사승인 2016-07-18 09:02:07


“제2공항 개발 및 민군복합형 관광미항과 관련한 갈등관리를 시정의 최우선 과제로 삼아 어려움에 처한 시민들을 최대한 돕겠다.” “시민들과 자주 만나 토론하면서 문제의 해결방안을 찾고 서귀포시청 조직을 책임감 있게 일할 수 있도록 개선하겠다.” “급격한 변화 속에서 서귀포다움의 매력을 잃지 않도록 하고,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제주자연을 지켜낼 수 있도록 개발과 보전의 균형정책을 추진하겠다.”…

 이중환 신임 서귀포시장(50)의 포부는 누가 봐도 잘 정리돼 있다. 이는 문제점과 해결방안에 대한 연구가 잘 돼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리고 해결에 대한 의지와 자신감이 충만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난 13일 서귀포시청에서 진행된 쿠키뉴스 제주취재본부와의 인터뷰에서 이 시장은 마치 오래 전부터 서귀포시 시정을 맡기 위해 준비해온 것처럼 철학과 비전, 세부방향 등을 조목조목 밝혔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젊은 단체장답게 그의 말에는 힘이 느껴졌다.

 이 시장의 이런 면모는 이력에서도 어느 정도 유추된다. 서귀포시 안덕면 서광리 출신인 이 시장은 성균관대 행정학과와 서울시립대 행정대학원을 졸업한 뒤 지방고시 1기로 1996년 서귀포시에서 공직에 입문했다.

 공무원이 된 그는 서홍동장 등으로 5년여 간 근무하다가 2002년 제주도로 자리를 옮긴 후 특별자치담당관과 정책기획관 등을 역임했다. 그리고는 미국 미주리대학교서 2년 동안 공부하고 복귀한 뒤 제주에너지공사 본부장. 전국체전기획단장 등으로 깔끔한 일솜씨를 인정받았다. 이번 민선 6기 출범 후에는 문화관광스포츠국장을 맡아 능력을 발휘했다.

  원희룡 지사도 이 시장에 대해 “비교적 젊지만 큰 경륜과 능력을 인정받았으며, 앞으로 서귀포시정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사실 이 시장이 이번 서귀포시장 응모는 모험에 가깝다. 아직 공직자로서 정년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남았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이를 포기할 수도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최선을 다해 구현하고픈 행정을 펼쳐보기로 결론을 내렸다. 그는 인터뷰에서 따뜻한 행정,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구분하는 행정, 행정 내부의 혁신 등을 거듭 강조했다.   



 -서귀포시장으로 취임해 보름여 동안 일한 소감은.

 △먼저 따뜻한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시는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엄청난 변화를 겪고 있는 시기에 고향을 위해서 헌신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돼 막중한 책임과 사명감을 느낀다. 

 겸허한 마음으로 모든 능력과 경험을 살려 최선을 다하겠다. 무엇보다 소통과 혁신으로 서귀포시의 아름다운 가치와 매력을 키워 나가겠다. 지역공동체의 어려운 문제들을 풀어 나가기 위해 시민들의 목소리를 최대한 많이 듣고 정책에 반영하겠다.

 서귀포시청 조직 전체가 합리적이고 책임감 있게 일할 수 있도록 개선하겠다. 여러 문제점을 개선해서 전국 최고의 행정을 해보고 싶다. 공무원들의 전문성을 높이고 순환보직을 강화하는 방법 등을 생각하고 있다.


-취임하자마자 제2공항 건설예정지 성산읍과 제주해군기지 강정마을 등을 방문하며 갈등해결을 시정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했는데 해법은 무엇인가.

△강정민군복합항 건설과 제2공항 건설에 따른 주민갈등은 행정에서 지역주민들과 아픔을 함께 공유하고자 하는 의지를 갖는데서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수시로 마을을 찾아가 주민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어려운 일들을 함께 풀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또한 강정마을의 공동체 회복과 주민 편익 증진을 위해 주민들이 주도하는 공동체 회복사업이 정상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겠다.

 제2공항 건설예정지에 인접해 있는 주민들의 피해가 최소화되고 공항개발로 인한 이익이 지역주민들에게 균형 있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노력하겠다. 지역주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서귀포시에서 할 수 있는 사업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추진하겠다. 중앙정부나 도 단위에서 추진할 내용에 대하여도 주민들의 의견이 최대한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



 -시정의 핵심으로 내세운 개발과 보전을 균형있게 추진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가. 

 △한라산, 해안선, 오름, 곶자왈 등 제주의 자연환경은 그 자체가 보배다. 제주는 자연을 잃으면 다 잃는 것이다. 서귀포시는 더더욱 그렇다. 인허가 행정을 하는데 있어서 중산간과 해안변이 난개발되지 않도록 엄격하게 관리해 나가겠다. 

 인허가 행정에 대한 전문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야만 개발에 대한 균형적인 억제가 가능해질 수 있다. 앞으로 추진하게 될 행정 내부의 혁신이 전문성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 환경보전과 양립할 수 없는 형태의 토지분할 등 수익형 부동산 개발을 억제할 수 있는 제도와 지침 보완과 함께 인구 유입에 따른 공공적 형태의 택지공급 등 행정 차원의 균형정책들을 적극 발굴해 추진할 계획이다. 앞으로 인허가 행정 과정에서 정책적 대안과 적극적인 제도 개선을 통해서 난개발을 최대한 억제하는데 집중하겠다. 


 -고품질 감귤생산을 위한 행정적 지원이 미흡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는데 대한 해결책은 무엇인가.

 △감귤은 서귀포시의 생명산업이다. 제주도 감귤 재배면적의 66.9%를 차지하고 있는 감귤주산지다. 서귀포시에서는 FTA 체결 등 농산물 수입개방에 대응한 고품질 감귤 안정생산을 위해 2004년도부터 2015년도까지 감귤 비가림하우스 시설, 보온커튼, 토양피복재배 지원 등 10개 사업에 총 3730억원을 투자해 1만2810농가에 지원했다.

 감귤 조수입도 2003년 3670억원에서 2013년 6868억원으로 10년 만에 187%까지 증가했다. 그러나 2014년~2015년은 감귤수확기 잦은 비와 사상 유례 없는 한파 등으로 농가에 많은 피해와 함께 조수입이 4544억원으로 떨어져 감귤재배농가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앞으로 감귤 재배농가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재해예방 및 고품질 감귤 생산을 확대하기 위해 비가림하우스 재배농가에는 온풍기, 보온커튼, 무인방제시설 등 에너지 및 생산비 절감시설을 확대 지원해 나가고 노지감귤 재배농가에는 토양피복지원, 성목이식 사업을 확대 지원하겠다. 


 -앞으로 현장과의 소통은 어떻게 진행할 계획인가.

 △대화와 소통을 통한 문제해결을 시정운영의 제1방침으로 삼고 강력하게 추진해 나갈 것이다. 취임하는 날 서귀포시의 최대 현안인 제2공항 예정지역인 성산 5개 마을과 민군복합형관광미항으로 갈등을 겪고 있는 강정마을을 방문했다. 첫 인사차 방문한 자리라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못했지만 주민들로부터 여러 가지 말씀을 들었다. 

 지난 7일부터 읍면동을 방문해 주민과의 대화를 진행하고 있다. 형식적인 부분은 최대한 배제하고 주민들과의 실질적인 대화시간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허심탄회하게 소통하려고 노력하겠다. 읍면동 주민들과의 대화가 끝나면 시민사회단체 분들과도 간담회 자리를 만들어 시정에 대한 협조와 제안을 많이 이끌어낼 생각이다. 

 또한 서귀포시 전체 마을투어도 진행할 생각이다. 141개 이통 중 마을회가 있는 109개 마을을 차례차례 방문해 크고 작은 문제들에 대해 같이 고민하고 소통해서 시민들과 행정간 상호 신뢰를 높여나갈 생각이다. 




 -민선 6기 후반기 시정에서 역점을 두고 추진할 시책사업은 무엇인가.

 △무엇보다 서귀포시의 최대 현안인 제2공항 건설, 민군복합형 관광미항과 관련한 갈등해소, 그리고 주민혜택을 극대화하는 방안 마련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해 나가고자 한다. 또한 영어교육도시, 헬스케어타운 등 대형 국책사업들이 지역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게 끓임 없이 고민하고 중앙정부와 도의 지원을 이끌어 내겠다. 이를 통해서 지역공동체와 개발사업자들이 서로 상생하고 협조하는 토대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서귀포시다움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는 방향에서 개발과 보전의 균형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 특히 제주 자연의 핵심 키워드인 곶자왈과 중산간, 해안변이 난개발 되지 않도록 인허가 행정의 전문성을 높이겠다. FTA 등 농산물 개방에 대응한 1차 산업의 고품질화, 6차 산업화를 통한 고부가가치화, 지속가능한 발전 모색에 행정역량을 집중해 나갈 것이다. 

 생태·해양관광 활성화, 산림을 이용한 휴양치유산업 육성 등을 통해 관광산업의 질적 도약을 모색하고, 문화가 살아 흐르는 서귀포시를 만드는 일에도 힘써 나가겠다.  

 시장이 앞장서서 서귀포시가 전국에서 가장 합리적으로 일하고 일 잘 하는 조직이 되도록 동료 직원들과 함께 노력하겠다. 공정한 능력과 성과 중심 인사, 순환보직제도 개선을 통한 공직 전문성 강화, 탈권위의 합리적인 조직문화 등 행정의 혁신에도 주력하겠다.   


유경표 기자 scoop@kukinews.com

정수익, 유경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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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익, 유경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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