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는 특별자치도라는 명칭에 걸맞게 여느 광역자치단체와 달리 고도의 자치권을 보장받는다. 그 중 하나가 행정자치부 산하의 제주도경찰청과 별도로 제주도 직속의 제주도자치경찰단이 운영되는 것이다. 제주도자치경찰단은 국가경찰인 경찰청과 달리 수사권한이 없지만 주민친화적 현장 중심 치안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06년 7월 출범, 정확히 10년을 채운 제주도자치경찰단은 연륜만큼 많은 변화와 발전을 이뤘다. 출범 당시 자치경찰은 경찰 및 일반직 공무원을 모두 합쳐 42명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185명으로 크게 늘었다. 또 경범죄처벌법 위반 사범을 수사하는 데 그쳤던 사무 범위도 관광·환경분야의 제주특별법 위반 사범에 대한 수사로 확대됐고, 지난해에는 교통·경범 통고처분 불이행자에 대한 즉결심판 청구 권한과 차량 통행금지 권한을 추가로 가져왔다.
제주자치경찰단의 활동상은 지난 5월 이뤄진 부정불량식품 및 관광식품 위해사범에 대한 특별단속에서 잘 나타난다. 자치경찰은 그때 △식품 표시기준 위반 5건 △식품 허위표시 및 광고 4건 △원산지 거짓표시 및 미표시 3건 △시설기준 위반 2건 △자가품질검사 미실시 2건 등 식품 위해사범 16건을 적발했다. 그중 지난해부터 일반 잡화꿀을 유채꿀로 둔갑시켜 판매한 업체도 있었고, 오미자차 제조에 유통기한이 지난 첨가물을 쓴 업체도 있었다.
제주자치경찰단의 또 하나의 자랑거리는 ‘자치경찰 기마대’다. 2012년 3월에 창설된 이후 이 기마대는 지역 문화축제나 의전 등 행사시 기마 퍼레이드를 하고, 주요 관광지와 올레길 순찰로 관광객을 보호하고 환경보호 활동도 하고 있다. 나아가 장애학교를 대상으로 한 ‘찾아가는 승마체험교실’, 어린이들을 위한 ‘공람마술 공연’ ‘현장체험승마교실’ 운영 등으로 도민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가운데서도 제주자치경찰은 국가경찰과 달리 직무수행에 한계를 갖고 있는 등 풀어야 할 숙제도 안고 있다. 2014년 10월 취임해 지금까지 제주도자치경찰단을 이끌고 있는 강석찬 단장(60)은 지난 13일 쿠키뉴스 제주취재본부와의 인터뷰에서 “자치경찰단 출범 10주년이 되는 해인 만큼 단원들과 함께 심기일전해 도민들에게 필요한 자치경찰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각오를 밝혔다.
서귀포시 표선면 출신인 강 단장은 79년 3월 순경으로 경찰생활을 시작해 부산지방경찰청을 거쳐 2006년 7월 자치경찰 출범과 함께 국가경찰에서 자치경찰로 전환한 후 민생사법경찰과장, 주민생활안전과장, 서귀포지역경찰대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제주도 안고 있는 큰 현안인 교통문제의 해결책은 있는가.
△최근 지속적인 인구유입으로 차량이 급속하게 증가, 심각한 교통체증이 유발되고 있다. 시내 주요 도로마다 거의 전 시간 차량정체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또한 2만8000여 대의 렌터카가 공항을 중심으로 도 전역에서 초행길 운전을 하고 있는 것도 교통혼잡 요인이 되고 있어 종합적인 대책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교통체증 해결을 위해 제주특별자치도에서는 제주교통 혁신계획을 수립해 검토 중에 있다. 차량총량관리 법제화, 간선도로 일방통행제, 대중교통 우선차로제 실시, 불합리한 교통신호체계 정비, 차량이 붐비는 시간대 가변차로제 도입 등 교통체증 해결을 위한 혁신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도 공무원뿐만 아니라 도민의 적극적인 참여와 교통의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제주의 주차문제 해결 방안은 무엇인가.
△현재 제주도는 지속적인 인구 유입과 관광객의 증가에 따라 급속하게 차량이 증가하고 있다. 자동차 등록대수는 지난해 43만5015대로 최근 5년간 연평균 14.05%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제주 도심권 주차난은 가속화되고 있으며 농어촌 지역까지 주차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도에서는 제주교통 혁신계획을 수립 중에 있다. 도내 차량 총량관리에 대한 법제화 추진, 대중교통 우선 차로제 실시, 이면도로 일방통행 확대 등을 내년 6월 말까지 완료 목표로 추진 중에 있다.
자치경찰단에서는 불법주정차 금지구간 확대 및 주정차 단속용 CCTV를 대대적으로 확충하고 야간까지 주정차 단속을 실시하는 등 다각적인 방법을 통해 도내 주차문제를 해결할 계획이다.
-청소년문제의 원인과 대책은.
△청소년 문제는 단순히 청소년들에게서만 기인하는 것보다 사회 문제와도 연관이 깊다고 생각한다. 급격한 사회변화에 따른 세대 간 갈등과 소통의 부재로 인한 부적응, 그리고 대중매체와 정보통신매체로부터 무분별한 정보에 노출돼 가치관 혼란, 정체감 위기 속에 청소년 범죄가 표출되는 것으로 보인다.
청소년 문제는 국가와 사회 구성원 모두 책임의식을 가지고 해결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공동체적인 가족의 부활로 자녀의 건강한 성장발달을 유도해야 할 것이고 국가와 사회는 유해환경으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는데 전념해야 한다.
자치경찰단은 청소년 유해환경에 대해 지속적인 감시활동을 펼쳐왔다. 또한 민간 유해환경 감시단과 합동으로 캠페인을 전개하면서 사회 구성원 의식 개선에 노력해 왔다. 앞으로는 교육기관과 상호 협조 하에 청소년 문제 해결을 위한 다각적인 방법을 모색해 추진하겠다.
-남은 임기동안 이루고 싶은 계획은.
올해는 자치경찰단 출범 10주년이 되는 해이다. 도민들에게 필요한 자치경찰이 될 수 있도록 남은 임기동안 최선을 다할 것이다. 8월 말쯤 예정돼 있는 전문가 초청 자치경찰 미래발전 토론회를 통해 도출된 과제에 대해 심도 있는 검토를 통해 보다 나은 치안서비스를 제공하겠다.
또한 지속적으로 중앙정부와 협의해 자치총경 직위를 신설해 조직 지휘체계를 확고히 하겠다. 현재 중앙정부는 자치경찰제 시행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른 지역보다 먼저 출범한 자치경찰의 최대 수혜자는 제주도민이 돼야 할 것이다. 지난 10년을 되돌아보며 치안서비스의 선택과 집중을 통해 보다 몰입도 높은 활동으로 도민의 경찰로 다시 태어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토록 하겠다.
-도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제주도는 현재 변화의 소용돌이 중심에 있다. 유입인구 증가, 국내외 관광객 증가 등 제주는 외형적으로 많은 성장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주차난, 지가상승, 환경훼손 등 사회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이를 해결해 나가기 위한 모두의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자치경찰단은 도민 삶 향상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도록 하겠다.
제주가 안고 있는 현안에 대해 자치경찰의 역량을 집중해 문제해결자로서 역할을 수행해 나가겠다. 도정 정책과의 연계성을 강화하고 국가경찰과의 사무 중복을 최소화해 특화된 치안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도민이 행복한 치안환경을 만들어나가는데 집중하겠다.
유경표 기자 scoop@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