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는 싫지만…” 여전히 유커로 가득찬 명동

“사드는 싫지만…” 여전히 유커로 가득찬 명동

기사승인 2016-08-11 11:27:10



지난달 8일 한국 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 확정 발표 이후 중국의 문화‧경제적 보복에 대한 불안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유커(중국인 관광객)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는 한국 관광업계 풍토상, 사드로 인해 심기가 불편해진 중국 분위기를 ‘한때’로 치부하기 어려운 탓이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가 무색할 만큼 당장 가시적 타격은 없다는 것이 관광업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여행객 입장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10일 서울 중구 명동 거리는 언제나처럼 여행용 가방을 끄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로 붐볐다. 

위자로(20‧중국 하얼빈)씨는 “한국 여행을 자제하라는 공식적인 정부 입장은 들은 적 없다”며 아직 한국을 가고 싶어 하는 중국인이 많다”고 말했다.  

이번 한국 방문이 3번째라는 중국인 황자영(22‧베이징)씨는 “한국으로 여행을 가는 데 예전과 다른 점은 없었다”며 "중국 정부의 개입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고 전했다.  

명동의 한 화장품 업체 관계자는 “사드 배치 발표 이전과 달라진 것은 없다”며 “여전히 중국인 손님들이 많다”고 밝혔다.

K 게스트하우스 직원 박모(26)씨 역시 “체감상 변한 점은 없다”며 게스트하우스를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 수에는 변화가 없음을 언급했다.

사드 배치 발표 후 중국 내에서는 ‘모든 한국 비자를 취소한다’는 글이 SNS를 통해 돌기도 했다. 여행과 국가 감정은 별개라 말하는 관광객조차 사드에 대한 부정적 시선은 여전히 팽배하다.

중국인 왕위(20‧중국 청도)씨는 “한국여행이 중국에서 지금도 많은 인기를 끌고 있지만, 한국을 가는 중국인들 사이에서 사드 배치 반대의견은 식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중국 남경에서 온 여행객 공몽우(34)씨는 “사드 배치는 중국에 군사 전략적으로 위협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중국 내에서 대부분 사드 배치를 반대한다. 찬성하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사드 배치를 철회한다면 악화된 한중 관계는 곧바로 회복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2년 전 중국 베이징에서 한국으로 와 유학생활을 하는 조원(32·여)씨는 “친구들이 한국 여행을 좋아해 (한국에) 자주 오는 편이나 모두 ‘사드 배치는 반대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우리 정부의 사드 배치 공식 발표 이후 중국이 문화적인 보복을 가하고 있다는 설도 제기됐다.

휴대전화 CF 모델로 발탁됐던 배우 송중기의 광고 철수설, 배우 유인나의 드라마 하차설, 걸그룹 ‘와썹’의 공연 취소 등이 문화 보복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관광객 등효(26‧중국 칭다오)씨는 “한류스타들의 일정 취소는 중국이 한국에 가하는 문화적 보복인 것 같다”며 “사드 문제가 빨리 해결돼서 한‧중 문화교류가 다시 활발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명동 거리에서 노점상을 운영하는 중국인 A씨는 “중국 내에서는 한류 스타들에 대한 제재를 지지하는 분위기”라며 “한국을 좋아하는 것과 별개로 사드 배치를 (중국인들이) 반대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국 허베이에서 온 여행객 지아천(29‧여)씨는 “한국 연예인의 일정 취소는 중국이 가하는 문화적 보복의 시작”이라며 “한국의 연예기획사인 SM과 YG 엔터테이먼트의 주가도 많이 떨어졌다. 앞으로 한국의 문화 사업이 많은 영향을 받을 것이다”고 답했다.

심유철, 이승희 기자 tladbcjf@kukinews.com, aga4458@kukinews.com

심유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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