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우병우 전 민정수석(49) 얘깁니다.
우 전 수석은 지난 6일 오전 9시55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현관 앞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우 전 수석은 기자들의 쏟아지는 질문에 불편한 내색을 보이며 “검찰에서 물어보는 대로 성실하게 조사를 받겠다” “들어갑시다”라는 말을 되풀이했습니다.
우 전 수석은 본인과 부인 등이 주주로 있는 가족회사 ‘정강’의 자금을 접대비와 통신비 등으로 마음대로 꺼내 쓴 혐의를 받고 있는데요. 또 회사 명의로 빌린 고급 외제 승용차를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고, 경찰에 영향력을 행사해 의경으로 입대한 그의 아들이 간부 운전병으로 보직이 변경되게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우 전 수석의 ‘최순실 사태’에 대한 책임론도 불거지고 있습니다. 그가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재직 당시 가졌던 막강한 권한과 영향력 때문입니다. 민정수석의 역할은 대통령의 최측근인 핵심참모들을 관리하고 고위공직자 인사검증 등을 하는 것인데, 최씨가 국정 농단을 하는 동안 우 전 수석이 최씨의 존재를 몰랐거나, 아는데 침묵한 것은 ‘직무유기’에 해당됩니다.
우 전 수석은 조사를 받는 동안 차 대접도 받고 휴식시간엔 검찰 관계자들과 담소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검찰이 일반 피의자들을 수사할 때도 이렇게 친절했을지 의문스런 대목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자신의 SNS에 우 전 수석의 태도를 언급하며 “검찰에 소환당하면서 고개를 숙이는 대신 질문하는 기자를 째려보는 사람은 처음 봤다”며 “건방이 하늘을 찔렀다”고 글을 남겼습니다.
같은 당 조응천 의원은 “국민께 조금이나마 미안한 생각이 있었다면 저런 ‘눈알 부라림’은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우 전 수석의 태도는 네티즌들의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역할이 바뀐 거 아니에요? 우병우가 담당 검사 같은데” “황제 소환이냐 무슨 수사를 저렇게 해” “이게 무슨 조사야? 대접이지” “우병우, 언제까지 목에 힘주는지 두고 보자. 국민의 힘을 보여줘야 한다” “국민의 혈세로 저런 공무원들을 먹여 살리고 있다니. 이 나라의 국민이라는 게 한탄스럽다” “검찰 위에 우병우가 있구나. 이 정부는 끝까지 국민을 실망하게 하는구나” “검찰 조사받으러 갈 때 왜 그렇게 당당한지 궁금했는데. 대접받고 군림하러 간 거였구나. 검찰 못 믿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우 전 수석은 2009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에서 조사를 받을 당시 직접 심문을 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하죠. “노무현 씨, 당신은 더 이상 대통령도 사법고시 선배님도 아닌 그저 뇌물수수 혐의자로서 이 자리에 앉아 있는 겁니다” 이 발언만 놓고 보면 그는 꽤 공명정대한 인물처럼 비춰집니다.
이제 피의자석에 앉은 그를 향해 국민이 말합니다. “우병우씨, 당신은 더 이상 민정수석도 검사도 아닌 그저 나랏법을 어긴 범죄 혐의자로서 이 자리에 앉아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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