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오늘도 비움’

[신간] ‘오늘도 비움’

기사승인 2017-02-03 16:40:00


[쿠키뉴스=이준범 기자] 몇 년 전 ‘웰빙 열풍’이 전 세계를 강타했다. 갖가지 오염에 노출되어 살아갈 수밖에 없는 현대인들에게 건강에 대한 각성을 불러 일으켰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미니멀 라이프’ 열풍이 불고 있다. 정신 건강과 행복에 초점을 맞추는 시대인 것이다. 하지만 뭐부터 해야 할지 쉽게 감이 잡히지 않는다. 무조건 버리는 것에만 골몰하다가 스트레스를 떠안는 일도 많다.

그렇다고 ‘오늘도 비움’이 정리법에 대한 스킬이나 살림살이의 지혜나 기쁨에 초점을 맞춘 책은 아니다. 대신 하루하루 비우는 일을 실천하고 왜 있는지를 보여준다. 단순히 깔끔하고 공간이 넓어진 집을 보여주는 것 외에 근본적으로 어떤 가치가 있는지, 무엇이 기준점이 되는지를 알아야 꾸준히 실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남과 자신으로부터 거절하지 못한 물건들을 끌어안고 지내는 것은 거절하는 일보다 훨씬 쉽다. 다이어트를 실패하는 이유도 음식을 거부하지 못해서고, 내가 떠맡는 일이 점점 많아지는 이유도 안 된다는 말을 해본 적이 없어서다. 그러면서 언제나 인생은 힘들고 나만 피해자인 것 같다고 하소연한다. 다 거절하지 못해서 생긴 일일 뿐. 그러니까 제발 사소한 물건부터라도 “아니오, 괜찮습니다. 고맙지만 저는 필요 없어서요”라고 해보는 건 어떨까? 이런 말 중 아무것이나 입에 감기는 대로 골라서 일단 한번 내뱉어본다. 내게 중요하지 않은 것을 거절한 뒤에야 중요한 것에 집중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기념 수건 받지 않기’ 중에서)

‘오늘도 비움’은 물건을 비워낼수록 취향을 채운다는 ‘멋스러움’의 역설을 강조하고 있다. 가장 좋아하는 것들만 남기기 때문에 내 취향이 살아 있는 삶을 살 수 있고 거기서 우아함이 드러난다는 것이다. 유행하는 무늬의 합성섬유 스카프 10장을 버리고 수십 년을 사용해도 촌스럽지 않은 에르메스 실크 스카프 한 장을 남겨 내내 기분 좋게 활용한다. 고가 브랜드의 신상품보다 언니에게 물려받은 질 좋은 귀걸이를 선호하고, 핫한 여행지에서 쇼핑하고 사진 찍기 바쁜 여행보다 내 취향에 맞는 여행지에서 한껏 여유로움을 느끼는 것을 선택하는 자세다.

저자는 이런 자세가 자신이 정말 행복하고 피로감 없이 살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 또 물건의 개수보다 의미를 소유하는 것을 중시하는 미니멀 라이프의 철학에서 온다고 말한다.

신미경 지음 / 북폴리오 / 1만3000원

bluebell@kukinews.com

이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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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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