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준범 기자] 최근 ‘결혼을 졸업한다’는 의미의 신조어 ‘졸혼(卒婚)’이 화제다. 지난해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두 번째로 많이 검색됐을 정도다. 이 개념이 처음 소개된 책이 ‘졸혼시대’다. 실제 졸혼을 실천한 여섯 쌍의 부부를 인터뷰한 ‘졸혼 시대’는 다양한 졸혼의 형태를 보여주면서 졸혼이 왜 필요한지, 무엇이 좋은지,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지 솔직하게 전한다.
“두 사람은 지금 너무도 만족스러운 졸혼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서로 간섭하지 않는 독립적인 생활을 이어가고 있죠. 여행도 각자 따로 갑니다. 가끔 함께 지하철을 타고 이동해도 꼭 붙어 앉지 않습니다. 상대가 보고 싶은 것도, 먹고 싶은 것도 다 다르다는 것을 잘 알고 또 이해하기 때문에 가능한 생활이겠지요. 다케히코는 산속 오두막에서 물건을 만들며 시간을 보내고, 사치코는 외부 강연으로 밖에 나가거나 오랜 취미인 가부키 관람을 합니다. 취미가 워낙 많고 공부하는 걸 좋아해서 그녀는 항상 바쁩니다. 무엇이 됐든 자신이 좋아하는 걸 하며 시간을 보냅니다.” (‘전업 주부 아내가 돈을 벌기 시작했다’ 중에서)
저자는 자신이 겪은 중년의 위기와 졸혼으로 그 위기를 이겨낸 과정, 이를 계기로 다른 부부들의 졸혼 사례를 취재한 에피소드를 꾸밈없이 공개한다. 에피소드에는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결혼 생활의 고민이 담담하게 나타나 있다. 또 ‘졸혼시대’에는 타인의 고민을 종합하여 해결책을 모색해보는 일종의 ‘부부생활 보고서’의 모습을 띠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나면 저자의 표현대로 자욱했던 마음의 안개가 조금 걷히는 기분이 들게 된다.
스기야마 유미코 지음 / 장은주 옮김 / 더퀘스트 /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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