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부산=강민한 기자]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유착방지(Adhesion Barrier) 필름 제조기술을 국내 한 산학공동연구팀이 개발해 수입대체 효과가 기대된다.
㈜현우테크는 폴리에틸렌 옥사이드(PEO)를 이용한 무독성 심부체강창상피복제(유착방지제) 제조와 관련한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국내 최초 제품화에 성공했다고 24일 밝혔다.
유착방지제는 자궁강, 복부, 골반, 척추 등 외과적 수술 후 수술 장기가 주변 장기나 신경 등에 달라붙는 유착 합병증을 막기 위해 예방적으로 사용하는 제품으로 국내에서 겔(젤, gel)·솔(sol) 타입이 아닌 필름 형태로 개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상용화에 성공한 현우테크의 유착방지제는 영남대학교 화학공학부 김성철 교수팀이 개발한 유착 방지막 용도의 생분해성 고분자 필름 및 생분해성 고분자 필름의 제조기술을 기반으로 기술사업화 한 것이다.
현우테크는 지난해 2월 기술보증기금 대구기술융합센터의 지원으로 이들 기술을 이전받아 상용화 준비를 마쳤다.
기술사업화 과정에는 대구경북첨단복합의료산업진흥재단, 김해의생명센터,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등도 힘을 보탰다.
현우테크는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에 연구소를 개소한 데 이어 대구경북첨단복합의료산업진흥재단 실험동물센터에서 2차례 이상의 전임상시험을 마쳤다.
수입품 등 기존 제품은 히알루론산(hyaluronic acid) 등 대부분 생체유래물질을 이용한 제품으로 비록 소량이라 하더라도 독성물질이 들어갈 수밖에 없지만 현우테크가 이번에 개발한 제품은 순수한 화학 합성제품이다.
특히 독성이 있는 가교제나 가소제 등을 대신해 전자빔 가교 기술을 도입하는 등 무독성 제품으로 개발했다. 이와 관련한 제조기술들은 지난해 3월과 4월 잇달아 특허 등록을 완료했고 PCT 국제특허출원 등 해외 특허 취득을 진행 중이다.
현우테크가 상용화에 성공한 제품은 체내 부착성이 높은 유착방지 필름과 비강 시술용 바(bar) 타입의 유착방지 블록이다. 이와 함께 찰과상 등에 사용 가능한 창상 피복재도 개발을 완료했다.
유착방지제는 인체 내 효소 작용으로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분해 흡수되는데 현우테크는 더 나가아 유착방지 필름의 체내 분해 속도 조절 제품을 개발 중이며, 인공 피부와 색전 물질 등에 관한 연구도 한창이다.
현재 현우테크는 제품생산 공장과 제조 공정 개발을 마치고 임상용 생산설비 구축을 준비 중이며, 이와 동시에 부산대학교병원을 임상병원으로 지정,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신청을 준비 중이다.
이남식 현우테크 대표는 “제품 개발단계부터 임상의가 참여하고 있어 임상시험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국내에는 거의 없는 의료물질을 생산해내야 하는 만큼 설비 구축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또 식약처 인허가와 제품판매 및 의약품 수출을 위한 의약품제조품질관리(GMP) 실사 등 의약품 등록 절차도 준비 중이다.
이에 앞서 2015년 10월 식약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은 심부체강창상피복재 임상시험 준비에 도움을 주기 위해 ‘심부체강창상피복재의 임상시험계획서 작성 가이드라인’을 개정한 바 있다.
의료용 유착방지제 시장 규모는 세계적으로 4조5000억 원, 국내에서는 약 1300억 원(2016년 기준)에 달해 상당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지난해 6월 조직유착방지제 사용에 대한 의료보험 급여적용으로 인해 사용이 급증할 전망이다.
영남대 산학협력단 관계자는 “유착방지제는 일반 보험수가 적용을 받아 제조 원가비율이 높은 제조사의 수익성 감소를 가져왔으나 제조원가가 낮고 판매가격이 탄력적인 현우테크는 동종 업계에서 경쟁력과 성장성이 충분할 것으로 예상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11년 설립한 현우테크는 LG전자 납품업체로의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발판으로 의료기기 등 비관련 사업다각화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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