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심유철 기자] 대한민국 경찰 조직의 수장, 이철성 경찰청장의 촛불 집회 비하 발언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강인철 전 광주지방 경찰청장은 지난 8일 YTN과 인터뷰에서 이 청장이 촛불집회를 비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강 전 청장은 “이 청장이 지난 11월19일 ‘촛불 가지고 이 정권이 무너질 것 같으냐’며 ‘벌써 동조하느냐. 내가 있는 한 촛불혁명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전날인 7일 강 전 청장은 이 청장이 지난해 11월29일 광주지방경찰청이 공식 SNS에 광주를 ‘민주화의 성지’라고 표현한 게시글을 삭제하도록 강요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이 청장은 해당 의혹들을 전면 부인했습니다. 그는 공식입장문을 통해 “사실무근”이라며 “지난 11월5일 강 전 청장이 고(故) 백남기 농민 노제를 앞두고 해외로 휴가를 떠나겠다고 해 질책한 적은 있지만, SNS 글을 두고 강 전 청장에게 전화하거나 게시물 삭제를 지시한 사실은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이 청장은 지난해 8월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의해 임명된 이후 크고 작은 의혹들에 휩싸였습니다. 이 청장이 최순실의 추천으로 임명됐다는 의혹이 가장 대표적입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최씨는 이 청장 등의 인사기록 카드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게 건넸습니다. 최씨의 조카 장시호씨는 지난 4월 “최씨가 이 청장을 박 전 대통령에게 추천했다”며 “최씨가 ‘이 청장의 음주운전 문제가 있지만, 그냥 시키라’고 (누군가와) 통화한 것을 들었다”고 진술했습니다. 이에 대해 이 청장은 “(최씨의 추천설과 관련)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며 “사실관계를 신속하고 명확하게 밝혀 경찰 조직과 개인의 명예를 회복시켜 달라”고 말했습니다.
이뿐만 아닙니다. 지난해 인사청문회 당시 밀양 송전탑 과잉진압 논란은 이 청장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이 청장은 지난 2014년 6월10일 경남경찰청장으로 재직했을 때 ‘밀양송전탑 행정대집행’의 책임자였습니다. 경찰은 고령의 주민 10여명을 상대로 3000명 이상의 병력을 투입했습니다. 밀양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는 같은 해 7월29일 이 청장을 “살인진압 책임자”라고 규탄하며 경찰청장 임명 철회를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이 청장은 “지휘책임자로서 법과 원칙에 따라 정당한 법 집행을 했을 뿐”이라고 일축했습니다.
이 청장은 논란에 휩싸일 때마다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습니다. 그러나 국민은 이 청장의 해명을 쉽게 납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청장은 ‘인권 경찰’이라는 슬로건 하에 경찰 조직을 개혁해야 하는 중요한 과제를 앞두고 있습니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고 하죠. 경찰 조직 개혁에서 지도부 역시 예외가 되어선 안 됩니다. 경찰 개혁이 국민의 지지를 얻으려면 본인부터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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