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 부동산 대책 이후 경매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주택시장에 매매가 이뤄지지 않는 '거래절벽'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서울 주거시설 경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지지옥션은 지난달 서울 주거시설 낙찰가율이 90.3%로 전월대비 6.4%포인트 떨어졌다고 13일 밝혔다. 서울 주거시설 낙찰가율이 6%포인트 이상 하락한 것은 지난 2008년 7~8월 글로벌 금융위기와 2003년 11월 노무현 정부에서 '10·29 부동산대책' 이후 처음이다.
낙찰가율 하락은 서울 뿐 아니라 6개구가 조정지역으로 지정된 부산도 하락했다. 낙찰가율이 전월 대비 4.7%포인트 감소해 92.4%에 그쳤다. 이에 따라 전국 평균 낙찰가율은 73.9%로 전월대비 1.3%포인트 하락했다.
주거 시설의 낙찰가율 하락은 토지에도 영향을 미쳤다. 7월만 해도 8년 9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던 토지 경매 낙찰가율도 지난달 5%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낙찰 건수도 하락했다. 지난달 전국 법원경매는 8226건이 진행돼 이중 3336건이 낙찰됐다. 8월 진행건수는 전월대비 486건 감소하며 올해 들어 다섯번째로 역대 최저치(2001년 1월)를 갱신했다. 낙찰률(진행건수 대비 낙찰건수 비율)도 40.6%로 전월대비 2.3%포인트 줄었다.
평균 응찰자수도 감소했다. 8월 전국 평균 응찰자 수는 3.9명으로 전달 대비 0.3명 가량 줄었다. 지난 1월(3.9명)에 이후 7개월만의 가장 낮은 수준이다. 8·2대책에서 집중포화를 맞은 서울은 주거시설 평균 응찰자수가 전월 7.7명에서 지난달 4명으로 급감했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주거시장을 중심으로 대책 이후 관망세가 이어지면서 평균 응찰자수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며 "물건 감소라는 악재가 상존하는 데다 대출규제와 금리상승, 부동산 경기 하락 등 투자 여건이 부정적으로 변하면서 하반기 경매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낙찰가율이 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연진 기자 lyj@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