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링느링 해피엔딩’의 표지를 보고 두 가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느링느링 해피엔딩’은 최근 본 책 중에 가장 예쁜 표지를 자랑하는 책입니다. 왜 다른 것이 아닌 표지 그림에 이렇게 모든 것을 쏟아 부은 걸까요. 또 제목의 ‘느링느링’이 무슨 의미인지도 궁금했습니다. 오타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책의 내용을 들여다 본 후에야 비밀이 풀렸습니다. ‘느링느링 해피엔딩’은 독일인 저자가 겪은 독특한 경험과 아름다운 시간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국제환경정책 분야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생명의 다양성을 연구하거나 유엔의 감시관으로 전 세계의 환경 정책을 감시하던 저자는 어느 날 근육실조증을 앓고 있는 딸에게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아주 멋진 일만 생기는 백만 분이 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였죠. 그 얘기를 들은 저자는 모든 물건을 팔아 태국으로 날아가 가족과 함께 2년여의 시간을 보내게 되죠.
표지의 그림이 예쁠 수밖에 없는 이유, ‘느링느링’이라고 표기한 이유 모두 저자의 딸에게서 비롯된 것입니다. 그들의 여행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느릿느릿’을 왜 ‘느링느링’으로 발음하는지가 이 책의 핵심과 닿아 있기 때문이죠. 병을 앓고 있는 자녀에 대한 이야기가 우울한 경우가 많은 것에 비해 ‘느링느링 해피엔딩’은 아름답고 밝은 분위기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도 특징 중 하나입니다. 특별한 삶의 한순간을 맞이한 저자의 이야기를 듣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어요.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