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 총기사고로 숨진 병사가 도비탄이 아닌 유탄에 맞아 사망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군 당국의 부실조사 논란이 일고 있다. 

국방부 조사본부(조사본부)는 9일 강원 철원에 위치한 육군 6사단 소속 고(故) 이모 상병의 사인이 인근 사격장에서 날아온 유탄에 의한 것으로 파악했다. 조사본부는 “국방부 장관의 지시에 따라 지난달 26일 이 상병이 전투진지 공사를 마치고 도보로 복귀 중 두부 총상을 입고 사망한 사건과 관련, 특별수사를 진행했다”며 “이 상병은 직선거리로 날아온 유탄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애초 군 당국은 사건 발생 하루 뒤인 지난달 27일 중간 브리핑을 통해 이 상병이 ‘도비탄’으로 추정되는 총탄에 맞아 사망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러나 브리핑 직후 이 상병이 맞은 총알이 도비탄이 아닌 유탄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혹이 일면서 논란은 확산됐다. 이 상병의 최종 사망 원인이 유탄에 의한 것으로 결론 나면서 군의 부실 조사에 대한 비판은 거세지고 있다.

조사본부의 최종 조사결과에 따르면 사고현장은 인근 사격장 구조상 200m 표적지 기준으로 총구가 2.38도만 상향 지향돼도 탄이 사고 장소까지 직선으로 날아갈 수 있는 위치였다. 이모 상병이 숨진 위치 인근의 나무 등에서는 70여발의 유탄 흔적도 발견됐다. 

조사본부는 현장 감식 결과, 도비탄이 일정한 지점에 약 70발의 흔적을 남길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이유로 이 상병의 사방을 유탄에 의한 사고로 판단했다. 

심유철 기자 tladbcjf@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