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혼불문학상 수상작입니다. 총 282편의 경쟁작을 뚫고 7년 만에 첫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수상작에 선정됐다고 하네요. 그만큼 높은 완성도를 기대할 만한 장편소설입니다.
제목만큼이나 책의 주제가 독특합니다. 1945년 일본의 패망의 직전 만주가 배경이에요. 전쟁을 두려워하는 일본 관동군 사령관과 그를 암살하려는 중국인 천재 요리사, 그리고 조선인 여인까지 세 명의 시선을 번갈아가며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이 중 전쟁을 싫어하는 유약한 성격의 일본 사령관의 실화가 작가에게 소설적 영감을 줬다고 해요.
일제강점기를 다룬 기존의 소설,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설정과 구도가 신선합니다. 특히 맛에 민감한 사령관을 암살하려는 중국인 천재 요리사에 얽힌 사연에 궁금증이 생겨요. 300페이지가 조금 넘는 분량에 빽빽한 글자가 들어차 있는 것이 진입장벽이 될 수 있겠지만, 심사위원들의 일관된 극찬을 믿고 책을 펼쳐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