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 바른정당 의원은 23일 한국은행이 독립기관으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은 국감에서 증인으로 나온 이주열 한은 총재에게 대뜸 “어느 정부 사람이냐”고 물었다. 이에 이 총재는 “(한은 총재는)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다”라고 답했다.
그러자 이 의원은 전임인 김중수 총재가 했던 말을 문제 삼았다. 이 의원에 따르면 김 전 총재는 ‘한은도 정부다. 물가냐 , 성장이냐는 대통령 몫이고 한은도 청와대 압박과 입맛에서 관대할 수 없다’고 수차례 말했다.
이 총재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또 김 전 총재가 과거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했던 발언도 언급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김 전 총재는 당시 ‘한은 사람들이 미국 Fed(연방준비제도)만큼 많이 알면 독립 기능을 줘도 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한은이 Fed만큼 실력이 없어서 독립성을 주면 안 된다는 게 골자다. 동의 하느냐”고 물었고 이 총재는 “다른 취지에서 한 말 같다. 분발을 촉구하려는 차원에서 한 말이 아닌가”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또 이 총재가 금리인상을 주장해왔으면서 인하만 할 뿐 단 한 차례도 인상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은이 법으로 독립성이 보장돼 있는데도 소신을 지키지 못하고 거꾸로만 가는 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이 총재는 “취임 당시 금리 방향 자체는 인상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한 게 사실이다”며 “이후 세월호·메르스 사태가 터지고 금리인상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 의원은 “최경환 부총리와 척척 발언으로 시끄럽지 않았나. 척 발언 나오고 금리인상 주장했다가 바로 내렸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임기가 보장된 총재가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는 어떤 압박이 있나”고 물었다.
그러자 이 총재는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그럴 때마다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분에게 통화정책 관련 발언을 자제해달라고 한 게 여기 있다”고 말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