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면 걷기는 복잡한 과정을 거치는 운동입니다. 한쪽 발을 떼어서 앞으로 움직이는 동안 나머지 발이 균형을 잡고 있어야 하죠. 재빠르게 발을 앞으로 내밀어서 짚지 않으면 균형을 잃고 넘어지게 돼요. 그 과정에서 무게중심도 자연스럽게 이동해야 하고요. 익숙해진 사람들에겐 쉽고 당연한 것으로 느껴지지만, 우리도 모르게 머리로 이해하기 쉽지 않은 과정을 거치는 것이에요.
저자 로제 폴 드루아는 걷기와 철학이 비슷하다고 주장합니다.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 된 이유에도 걷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생각해요. 저자는 걷기와 생각의 메커니즘을 고찰하고 그 유사성에 집중해요. 동서고금 27명의 사상가들의 철학과 그들의 걷는 법을 통해 사유의 과정을 그려냅니다. 철학을 완전히 다른 시각에서 해석한 저자의 독특한 이야기를 듣고 싶은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어요.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