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가 성장했다는데 왜 내 살림은 나아지지 않느냐’ 지난주 제가 현장에서 만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께서 한결같이 물었던 질문입니다. 경제가 좋아졌다는데, 왜 장사가 안 되느냐. 오늘 제가 이 자리에 선 것은, 이와 같은 국민들의 질문에 하나의 답을 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지난 21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기자들을 상대로 최저임금 인상 관련,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위해 진행되는 76가지 대책들을 자세히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다음은 장하성 정책실장 발언 내용이다.

국가 경제의 목적이 무엇인가요, 국가 경제의 유일한 목적은 국민을 잘 살게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지난 10여년 동안 우리나라 경제는 이 목적을 상실했습니다. 경제성장의 과실이 가계소득의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 모순에 한국 경제가 빠져있습니다.

2000년부터 2016년까지 기간 동안 우리나라 경제는 누적으로 약 64% 성장을 했습니다. 그러나 가계소득은 경제성장의 1/3에 불과한 21% 증가에 그쳤습니다. 더구나 심각한 것은 하위 20% 저소득계층의 실질가계소득은 2년 전과 비교해서 오히려 8% 감소하는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일부 고소득층을 제외하고는 대다수 국민들에게 한국 경제는 국민을 잘 살게 한다는 근본적인 목적을 잃어버린 셈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노동가 4명 중 1명이 한 달에 167만원을 못 받고 있는데 이렇게 저임금을 받는 근로자의 비중이 OECD 국가 중 한국은 최상위권입니다. 뿐만 아니라 임금격차도 OECD 국가 중 미국과 이스라엘 다음으로 높습니다.
저임금노동자가 많고, 임금격차가 큰 이러한 경제구조에서는 경제성장의 성과가 가계소득으로 이전되지 않고, 국내 소비가 위축되어 성장이 지속되기 어렵습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저소득층과 중산층의 소득을 늘리는 것이 시급하다는 점에는 모두가 동의하실 것입니다. 말씀드렸듯이 국민이 잘 살도록 하는 것이 국가 경제의 유일한 목적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최저임금 인상으로 소득이 늘면, 소비가 늘고 궁극적으로 국내 수요가 증가하여 경제도 성장하게 됩니다. 이러한 최저임금 인상의 선순환 효과가 나타나면 국가경제 성장과 함께 국민들의 삶도 함께 나아지게 될 것입니다.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3%로 예측하면서 최저임금 인상으로 민간 소비가 확대되고 경제성장률이 상승하는 효과가 날 것이라는 분석을 발표했습니다. 최저임금 인상이 민간소비를 실제 늘릴 것이라는 전망을 한 것입니다.

2015년 IMF 보고서는 가계소득 하위 20%의 소득이 늘어나면 경제성장률이 올라가지만, 반면에 상위 20% 가계의 소득이 늘어나면 성장이 줄어든다는 보고서를 내놓고 있습니다. 저소득층의 소득이 늘어야 더 높은 성장을 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IMF 뿐만 아니라 세계의 주요 국가들도 분배개선과 격차완화가 경제성장을 촉진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습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15년 신년 국정연설에서 유명한 말을 하였죠. “만약 여러분이 풀타임으로 일하면서 일년에 1만5천 달러도 안 되는 돈으로 가족을 부양할 수 있다고 진심으로 믿는다면, 직접 해보시라”고 하며 최저임금 인상을 강력하게 추진했고, 올해 캘리포니아 등 미국 18개주가 최저임금을 실행했습니다.

독일 역시 2015년부터 모든 직종에 대해 최저임금제를 도입하면서 실업률이 하락했고, 임금격차가 최저임금 도입 전보다 크게 감소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경제가 12분기 연속 성장세를 유지하는 결과도 내고 있습니다.

이렇듯 최저임금 인상은 소득 양극화라는 불평등하고 정의롭지 못한 한국 경제구조를 바꾸면서 동시에 지속적인 성장동력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핵심적인 정책입니다.

최저임금을 받고 있는 편의점 알바생, 식당과 주유소 종업원, 청소 노동자, 중소기업 노동자 등 일하는 사람이라면 소득으로 최소한의 사람다운 삶을 꾸려 갈 수 있도록 보장을 해주어야 한다는 점에 대해 별 이견이 없을 것 같습니다.

연초의 갤럽 여론조사에서도 국민들의 67%가 올해 최저임금이 적정하거나 아직 낮다고 답하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기대와 함께 당장 최저임금 인상으로 더 많은 임금을 지불해야 하는 자영업자, 소상공인, 중소기업들은 경영부담이 커져서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동시에 갖게 됩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인건비 증가를 부담 능력이 없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게만 전부 전가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정부의 확고한 방침입니다. 그래서 정부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지난해부터 마련했습니다.
작년 7월 발표한 76가지 대책은 사실상 모두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위한 정책입니다. 최저임금 인상의 직접 수혜자는 저임금 노동자이지만, 이에 따른 정부 대책의 수혜자는 김밥집과 정육점 사장님들 이십니다.

종업원 1인당 월 13만원의 일자리 안정자금을 지원하는 것은 76개 대책 중의 첫 번째 항목일 뿐입니다. 임금 인상분에 대한 세액 공제를 20%로 확대하고, 고용보험 등 4대 보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사회보험에 신규 가입하는 노동자 1인당 월 22만원을 지원하는 것도 사장님들을 위한 직접적인 도움입니다.

현장에서 많은 분들이 어려움을 호소하는 카드수수료, 임대료에 대해서도 정부가 이미 대책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는 카드수수료를 지난 7월에 이미 대폭 인하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자영업자들의 가장 큰 부담 요인인 상가임대료 인상률 상한을 9%에서 5%로 낮추는 정책도 이달 말부터 시행될 예정입니다. 이는 상가 임대료 인상에 큰 부담을 느끼는 자영업자, 소상공인에게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상가임대차와 관련해 계약경신청구권을 현재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하는 법이 국회에 계류되어 있는데 이 법이 국회에 조속한 통과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함께 말씀드립니다.

현장에서 제가 직접 들어보니, 190만원이라는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 기준이 초과근무를 감안하면, 현실적이지 않다는 이야기를 서비스업에 종사하시는 사장님들로부터 여러 차례 들었습니다.

이에 따라 서비스업의 경우에도 제조업과 마찬가지로 지원대상이 되는 근로자 급여 산정시 초과근무 수당을 제외하는 방안을 현재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습니다. 또한 중소기업, 소상공인에게 2.4조원 규모로 대출과 보증을 공급하고, 도시재생 뉴딜사업 지역내 상인에게 주변 시세보다 낮은 임대료로 상가를 임대해 주는 방안도 추가로 마련했습니다.

정부 부처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부담을 경감하기 위한 76가지 대책을 발표했고, 실제 이행 상황을 꼼꼼하게 점검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민간에서도 원청기업이 2차, 3차 하청기업의 임금상승을 분담하는 방안들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소득 근로자들의 임금을 올리고 중소·소상공인에게는 비용부담을 낮추어주는 정책을 실행함으로써, 소득이 늘어난 노동자가 소비를 늘리고 동네식당과 편의점, 그리고 골목상점의 매출이 늘어나면, 결국 자영업자와 고용주에게도 혜택이 가고 국민경제 전체에 성장활력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이것이 바로 소득주도 성장과 사람중심 경제의 출발점이라 말씀드리겠습니다.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과 중소상공인들의 부담을 줄여주는 정책이 조기에 안착될 수 있도록 전방위적인 노력을 경주하고 있습니다.

장관들이 직접 현장의 목소리를 챙기고, 청와대에서도 특별팀을 만들어서 현장에서의 노동자나 중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세밀하게 챙기고 있습니다.

최저임금 1만원은 야당의 공통된 공약이기도 합니다. 정부만이 아니라 야당 등도 저임금노동자, 자영업자, 소상공인, 중소기업인들을 돕는 민생정책을 가장 중요한 정책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야당들이 정부 대책의 미흡한 부분에 대해서 추가적인 정책을 제안해 주신다면 함께 보완해가도록 하겠습니다. 최저임금이 12.3% 올랐던 2007년에도 시행 초기에는 고용이 좀 줄어들었지만 세달 뒤에는 회복이 되었고, 소득증대, 소비증대, 고용창출의 중장기 효과로 이어져갔습니다.

특히 2030 세대를 걱정하는 것은 야당은 물론, 언론도 한 뜻으로 보입니다.

최저임금을 청착시키기 위한 정부의 대책에 많은 분들이 함께 해 주셨으면 합니다. 저도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 뿐 아니라 저임금 노동자들이 현실에서 느끼는 어려움을 귀 기울여 듣고, 정부가 추가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검토하여 제도적으로 꼼꼼이 챙기고, 보완이 필요한 부분은 추가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마무리 말씀으로, 최근 SNS에 올라온 한 청년의 글이 참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
어느날 그 청년의 아버지가 물었답니다. 아마 기자 여러분들도 기사를 보셨을 거라고 생각이 됩니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묻기를, 아들 또래 청년들의 첫 월급이 한 350에서 400만원 정도 되지 않느냐고 했답니다. 그래서 청년은 무슨 소리냐, 200만원 받으면 많이 받는 거라는 답을 했더니 아버지가 깜짝 놀라셨다고 합니다. 아버지 때는 배가 고팠을지 몰라도 내일에 대한 희망이 있었던 반면, 지금의 청년 세대들은 삼각김밥으로 끼니를 때우면서도 희망도 찾기 힘든 게 현실인 것 같습니다.

최저임금 인상은 꿈을 잃은 우리 젊은이들에게 꿈을 찾아주는 작은 한 걸음입니다. 월 157만원으로 충분한 문화생활까지 보장할 수는 없겠지만, 인간다운 삶을 시작하는 첫걸음일 수는 있습니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 이들은 누군가의 엄마 아빠 형 누나, 그리고 자식들입니다. 이들이 짊어진 어려움을 덜어줄 사람은 그 누구도 아니고, 우리 모두입니다. 그걸 정부가 돕겠습니다.

국민들은 경제가 좋아졌다는데 왜 내 살림은 나아지지 않느냐고, 왜 장사가 안 되느냐고 묻고 있습니다.
최저임금 인상과 자영업자, 소상공인, 중소기업을 위한 정부의 지원정책은 이 질문에 대해 답하는 출발점입니다. 이를 통해서 국가경제의 성장이 골고루 모든 국민에게 미쳐서 정의로운 대한민국 경제를 만들어 가는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의 첫 걸음이라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 사진=청와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