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저녁, 장하성 정책실장과 알바 청년들이 신촌의 한 코워킹 스페이스에서 만났다. 최저임금인상으로 오른 첫 월급을 받은 청년들 10명을 직접 만나 얘기를 나눴다.
대학생과 휴학생, 취준생인 그들은 대부분 편의점, 물류센터, 작은 가게에서 최저임금을 받으며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서울시 한 구청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한 학생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월급이 19만 원 정도 늘어 적금도 들 수 있게 됐다며 최저임금 인상을 반겼다. 또 늘어난 월급덕에 난방비 걱정을 덜하며 보일러를 틀고 잘 수 있게 되었다며 뿌듯해 했다.
또 다른 청년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생활비가 부족해 정기적으로 들고 있던 적금을 해지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또 이제 내 시급으로도 밥을 먹을 수 있다는 생각에 기뻤다”며 소감을 밝혔다.
다만 “주변에는 각종 꼼수로 인상의 혜택을 보지 못하는 친구들이 훨씬 더 많다”며 공감을 나누기도 했다.
실제로 이날 참석한 많은 청년들은 자신의 경험담을 털어 놓았다.
“최저임금은 올랐지만 알바비는 그대로이다. 그간 유급으로 쳐주던 휴게시간 1시간을 무급으로 돌렸기 때문이다. 점장이 휴게시간 무급으로 돌릴텐데 괜찮냐고 물어보는데 안 된다고 할 수 없었다.”
“직원이 나가도 새로 직원을 뽑아주지 않는다. 게다가 점장이 근무시간을 줄여달라고 해, 일하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결과적으로 월급은 거의 그대로인데 일만 힘들어진 셈이다.”
청년들을 이와같은 고충을 토로하면서, 고용주의 거부로 4대 보험 가입이 어렵고, 근로계약서도 작성해 주지 않는 등 부당노동행위가 현장에서 발생하지만 노동청에 신고하지 않는다고 이야기 했다.
개인이 대처하기에는 너무 커다란 벽이어서 그 시간과 수고 대신 다른 알바를 하는 게 낫기 때문이라고 했다.
장하성 실장은 “저임금 청년·노동자들이 함께 자기 목소리를 내고 노동권익을 보호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말하며, 청년들도 “4대 보험은 저축과 같은 것이고 정부가 개별 사업장과 근로자에 모두 4대 보험 가입과 납입에 상당히 많이 지원하고 있으니 꼭 고용주에게 요구할 것”을 당부했다.
이어 “정부가 청년 일자리 대책을 마련하고 있고 청년들이 불안정한 일자리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도록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데 노력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 사진=청와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