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대학교 교수로 재임했던 배우 조민기가 이른바 학생 성추행 논란에 관해 직접 반박했습니다. “학생 격려 차원이었다”며 억울함을 표했으나 정작 그가 재임했던 청주대학교 측은 징계 처분으로 그를 해임했다고 밝혔죠. 청주대학교 학생들의 증언들도 전해지고 있죠. 그의 행동은 과연 격려 차원이었을까요.
시작은 지난 20일이었습니다. SNS 상에서 한 네티즌은 자신이 청주대학교 학생이었다고 말하며 배우 조민기가 학생 성추행으로 해임됐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불거진 예술문화계 성추행 논란에 관한 증언이었죠. 이에 청주대학교 측은 “지난해 11월 조민기 교수와 관련해 문제가 불거져 학생처에서 조사를 진행했다. 이후 양성평등위, 징계위, 이사회를 거쳐 조민기에게 중징계를 내렸다”고 인정해 충격을 안겼습니다. 덧붙여 청주대 측은 “피해자가 특정될 것을 우려해 성희롱·성추행에 대한 수위 혹은 구체적인 사유를 공개하기는 어렵다”며 “조민기는 오는 28일자로 면직될 것”이라고 전했죠. 면직 사유는 품위 손상이었습니다.
그러나 조민기 측은 이에 관해 강력히 부인했습니다. 소속사 윌엔터테인먼트는 “학교 측의 조사 중, 수업 중 사용한 언행이 수업과 맞지 않는다는 대학의 자체 조사 결과에 따라 ‘3개월 정직’의 징계를 받은 조민기는 도의적 책임감을 가지고 스스로 사표를 제출한 것일 뿐, 보도된 학교측의 성추행으로 인한 중징계는 사실이 아니며 이러한 학교측의 입장에 깊은 유감을 표하는 바”라며 강력히 항의했죠. 이뿐만 아닙니다. 조민기는 JTBC ‘뉴스룸’을 통해 직접 “가슴으로 연기하라고 손으로 툭 친 걸 가슴을 만졌다고 진술을 한 애들이 있더라”라며 “학생들과 노래방을 갔는데, 끝난 다음에 '얘들아 수고했다' 안아줬다. 나는 격려였다”며 억울함을 표했습니다.
그러나 청주대학교 학생들의 또 다른 증언이 이어졌습니다. 자신을 연극학과 출신이라고 밝힌 한 학생은 ‘뉴스룸’과의 인터뷰에서 “(조민기가)술을 마시고 저에게 새벽에 개인적으로 연락해 자신의 방으로 오라고 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이외에도 다른 학생이 KBS ‘뉴스 9’를 통해 “교수님이 노래방에서 과도한 스킨십을 했으며, 휴대전화 메시지로 ‘많이 외롭다, 네가 어깨를 주물러 줄 때가 그립다’고 말했다”고 밝혔죠. 이밖에도 현재 연극학과 재학생이라고 밝힌 한 인물은 SBS ‘8시 뉴스’를 통해 “노래방에 갔었는데 다 같이 취해서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면서 여학생 뒤에서 접근해서 가슴을 만지는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경향신문 지면 등을 통해 밝혀진 조민기의 성추행 사례는 줄을 이었죠.
한 날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온 성추행 증언. 시간을 두고 이어진 것이 아닌, 같은 날 각 방송사마다 인터뷰한 모든 사람들의 증언이 정확히 일치하죠. 가해자로 지목된 조민기 측만이 계속해서 ‘루머’라고 부인하고 있습니다.
다만 한 가지 주목해야 할 것은 조민기 측 또한 학생들에 대한 접촉을 부인하지는 않았다는 점입니다. 학생들을 격려 차원에서 안아주었고, 연기를 위해 가슴을 툭 쳤다고 전했죠. 이쯤에서 조민기 측은 동의 없는 스킨십 또한 추행이라는 것을 알아야 할 듯합니다. 아무리 이유가 거룩하고 찬란하다 한들, 받아들이는 쪽에서 원하지 않는다면 폭력입니다. 가장 기본적인 사실도 모르는 사람이 학생을 가르칠 수 있을까요. 성추행이 사실이든 아니든, 청주대학교의 면직 처분은 응당 이뤄져야 했을 일로 보이네요.
이은지 기자 onbg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