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봅슬레이 남자 4인방이 결국 일을 냈다. 주 종목은 2인승이지만 익숙한 코스와 ‘주 종목’에서의 저조한 성적이 은메달을 만들어냈다.
원윤종(33)-전정린(29)-서영우(27)-김동현(31)이 속한 봅슬레이 4인승 대표팀은 25일 강원도 평창군 올림픽 슬라이딩 센터에서 열린 대회 4차 시기에서 49초65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로써 1~4차 시기 합계 3분16초38의 성적을 거둔 한국은 독일의 니코 발터 조와 기록상 동률을 이루며 기적적인 공동 은메달을 수확했다.
이날 한국은 메달권 진입을 위해 저돌적인 주행을 했다. 금메달을 획득한 독일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주전공이 아닌 4인승에서 거둔 깜짝 은메달인 터라 현장의 환호성은 더욱 뜨거웠다.
한국 봅슬레이는 원윤종-서영우로 이어지는 2인승이 주력이다. 이들은 지난 2015-2016시즌 월드컵 세계랭킹 1위에 오르며 기대감을 올렸다. 반면 4인승의 경우 세계랭킹 50위에 뒤쳐져 있었다.
이번 올림픽 역시 기대감이 높진 않았다. 간판스타 원윤종-서영우를 축으로 나머지 두 선수가 잦게 교체돼 이번 올림픽에선 참가에 의의를 두는 듯 했다.
지난 18, 19일 열린 2인승에서 한국은 6위에 머물렀다. 금메달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던 것 대비 아쉬운 성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저조함이 오히려 대표팀이 이를 악물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4인승에서 이들은 파일럿 원윤종을 중심으로 거침 없는 은빛 질주를 펼쳤다.
썰매 종목의 경우 외국팀에 비해 연습량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도 장점이 됐다. 이날 한국은 익숙한 코스에서 실수 없는 주행으로 예상 외의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이다니엘 기자 dn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