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리뷰] '지금 만나러 갑니다' 멜로퀸 손예진의 봄 향기 물씬 나는 멜로

[쿡리뷰] '지금 만나러 갑니다' 멜로퀸 손예진의 봄 향기 물씬 나는 멜로

'지금 만나러 갑니다' 멜로퀸 손예진의 봄 향기 물씬 나는 멜로

기사승인 2018-03-07 13:06:26

손예진이 자신의 주특기인 멜로를 들고 관객을 만나러 왔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감독 이장훈)는 ‘손예진표 멜로’에 익숙한 관객들은 맨발로 뛰어나가 반길 영화이며, 잘 모르는 관객들도 편안히 감상할 수 있는 이야기다.

1년 전 아내 수아(손예진)를 떠나보낸 우진(소지섭)은 하나뿐인 아들 지호(김지환)와 함께 살고 있지만 영 시원찮다. 계란 프라이는 태우기 일쑤고, 셔츠 단추는 매번 엇갈려 채운다. 그러던 어느 날, 수아가 장맛비와 함께 두 사람 앞에 나타난다. 수아가 나타난 정황은 그녀가 살아있을 때 지호에게 그려준 동화책 내용과 꼭 닮았다. 그러나 두 사람 앞에 나타난 수아는 기억이 없다. 믿을 수 없는 기적 앞에서, 우진과 지호는 수아에게는 그녀가 죽었던 것과 돌아가야 한다는 비밀을 말하지 않기로 약속한다.

메말랐던 생활은 수아의 등장으로 탄력이 붙는다. 수아는 의외로 쉽게 자신이 지호의 엄마이자 우진의 아내라는 사실을 받아들인다. 우진은 두 사람이 언제 어떻게 만났는지 차근차근 이야기를 들려주며 수아에게 접근한다. 고등학생 시절과 현재를 오가는 풋풋한 연애담은 관객마저 순식간에 빨아들인다. 수아와의 첫 데이트에 나선 우진의 어설픈 모습과, 우진을 보는 수아의 미소에서는 봄 향기가 물씬 풍긴다.

손예진·소지섭의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동명의 일본 소설을 원작으로 2005년 만들어진 일본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의 리메이크판이다. 당시 일본 관객뿐만 아니라 국내 관객에게도 큰 사랑을 받은 만큼 2018년판에도 모이는 기대는 높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연애소설’(2002), ‘클래식’(2003), ‘내 머리 속의 지우개’(2004), 드라마 ‘여름 향기’(2003) 등 손예진의 전작들이 가지고 있는 감성과 맥락을 같이한다. 영화의 배경은 10여 년 전인 2006년으로, 마지막 아날로그 시대의 감수성을 가득 담았다. ‘멜로 퀸’ 손예진이 사랑하는 모습은 관객들에게 자연스레 첫사랑을 떠올리게 한다. 누군가에게는 자신이 좋아했던 첫사랑의 모습으로, 또 누군가에게는 사랑을 잃을까 마음 졸이는 모습을 겹쳐 보이게 하는 손예진은 과연 명불허전이다.

소지섭은 전작 ‘군함도’의 거친 모습을 벗어던지고 다정하고 로맨틱한 남자 우진으로 돌아왔다. 원작 영화와 달리 수영 선수 출신인 우진의 모습은 고교 수영선수 시절 소지섭의 풋풋함과 겹쳐지기도 한다. 131분의 긴 러닝타임이 지루하지 않은 것은 감칠맛 나는 조연들의 활약 덕분이다. 단, 원작과 큰 차별화는 없다. 오는 14일 개봉.

이은지 기자 onbg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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