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광주’ 이어 ‘4·3 제주’ 껴안은 文 대통령…참여정부 의지 이어가나

‘5·18 광주’ 이어 ‘4·3 제주’ 껴안은 文 대통령…참여정부 의지 이어가나

기사승인 2018-04-03 13:28:53

문재인 대통령이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이어 ‘제주 4·3 사건’ 추념식에 참석했다. 참여정부에서 마무리 짓지 못한 과거사 진상규명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제70주년 4·3 희생자 추념식이 3일 오전 제주 4·3평화공원에서 열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추념사에서 “여러분이 4·3을 잊지 않았고 여러분과 함께 아파한 분들이 있어 침묵의 세월을 딛고 이렇게 모일 수 있었다”며 “혼신의 힘을 다해 고통과 진실을 알려온 생존 희생자와 유가족, 제주도민들께 대통령으로서 깊은 위로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4·3 사건에 대한 사과도 있었다. 문 대통령은 “국가폭력으로 말미암은 그 모든 고통과 노력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리고 또한 깊이 감사드린다”며 “더 이상 4·3의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이 중단되거나 후퇴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4·3의 진실은 어떤 세력도 부정할 수 없는 분명한 역사의 사실로 자리 잡았다는 것을 선언한다”고 강조했다. 

추가적인 정부의 노력도 언급됐다. 문 대통령은 이날 진상규명과 유해 발굴 사업 추진, 희생자 배·보상 및 국가트라우마센터 건립 의지를 드러냈다. 현직 대통령의 4·3 추념식 참석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다.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4·3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 의지를 보였다. 그는 지난해 4월3일 “정권교체를 이루고 내년 추념일에는 대통령의 자격으로 기념식에 참석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대선 기간 제주를 찾아 4·3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과 희생자에 대한 명예회복, 배·보상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당선 이후에는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4·3 사건 유해 발굴과 희생자 신고 등을 포함시켰다. 

문 대통령의 이날 추념사를 통해 4·3 사건의 명확한 진상규명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진상규명과 같은 맥락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 진상규명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후 5·18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가 꾸려졌다. 특조위 조사 결과, 풍문으로 돌던 ‘헬기사격’의 실체가 확인됐다. 유해 발굴 작업도 추가 진행 중이다.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참여정부에서 진행됐던 과거사 진상규명을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지난 2005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가 설립돼 각종 과거사 사건을 조사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제주 4·3 사건도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고 노 전 대통령은 이러한 진상조사 등을 토대로 지난 2006년 정부 차원에서 최초로 4.3 사건에 대해 사과했다. 

다만 이명박 정부가 집권하며 과거사 진상규명이 흐지부지 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 2010년 진실화해위는 이명박 정부 시기 발간한 보고서에서 제주 4·3 사건을 ‘공산주의 세력이 주도한 폭동’으로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광주에서 발생한 민중반란’이라고 표현했다. 이에 유가족 등이 항의하며 제대로 과거사 진상규명을 이루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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