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 판문점의 아침 오전 8시 30분. 역사적인 회담을 준비하기 위한 남과 북의 인사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남측 풀기자가 북측 경호원에게 “팔각정과 마주보이는 파란색 건물이 어떤 건물인지 아시나요?”고 물으니 북측 경호원이 살짝 미소 띠며 “모르겠습네다”라고 답했다.
남측 경호원이 북측 경호원에게 좋아하는 운동이나 아침 식사 등을 주제로 말을 건넸을 때도 북측 경호원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거나 “잘 모르겠습네다”라고 말 할 뿐이었다.
약 10분 후, 북측 취재원 3명이 올라와 취재와 동선에 관한 질문을 하자 남측과 북측의 경호원은 서로 업무와 관련해 거리낌 없이 대화를 나눴다. 두 정상의 동선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듯, 서로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대화를 나눴다.
한 시간 후. 오전 9시 32분에 문재인 대통령이 평화의집에서 나온 후 자유의 집 앞 군악대를 지나 자유의 집 입구 통해 안으로 들어갔다. 9시 35분에 다시 자유의 집을 통과해 판문각이 마주보이는 출구로 문재인 대통령이 나왔고 강경화 외교부 장관, 임종석 비서실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도 뒤이어 나왔다.
수행단은 임종석 비서실장, 조명균 통일부장관, 강경화 외교부장관, 송영무 국방부장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정원장 순으로 판문각을 왼쪽에 두고 일렬횡대로 서서 김정은 위원장을 기다렸다. 곧이어 9시 28분에 판문각 문이 열리며 김정은 위원장 일행이 나와 계단으로 내려왔다. 문재인 대통령도 T2와 T3 사이 군사분계선 앞으로 이동해 김정은 위원장을 기다렸다. 아쉽게도 팔각정의 위치상 그 이상은 보이지 않았다.
모습은 거의 보이지 않았지만 어디선가 “우와!” 하며 큰 함성 소리가 한 차례 들려왔다. 김정은 위원장 일행이 계단을 모두 내려온 것이었다. 9시 29분, 두 정상이 악수를 나눴고 주변에서 박수갈채가 터져 나왔다. 김여정 제 1부부장과 서훈 국정원장도 함께 악수를 나눴다. 그 이상은 건물에 가려 보이지 않았다.
남녀 화동이 두 정상에게 다가가 꽃을 전달했다. 여자어린이는 김정은 위원장에게, 남자어린이는 문 대통령에게 건넸다. 김정은 위원장은 꽃을 받고 두 어린이의 어깨를 차례로 두 번씩 토닥였다. 두 정상은 화동들을 앞에 세운 후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두 정상이 공식환영행사를 위한 레드카펫에 오르자 취타대장이 “앞으로 가!”라는 구호를 외쳤고 구호와 함께 취타대의 연주가 시작됐다. 취타대의 연주와 함께 판문각을 오른편에 두고 김정은 위원장은 왼쪽, 문 대통령은 오른쪽에 나란히 서서 도보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회색 투피스 정장을 입은 김여정 제1부부장은 김정은 위원장 쪽에서 함께 걸었고 북측 인사가 김여정 제1부부장에게 레드카펫 밖으로 나와서 걷도록 옷깃을 살짝 잡아 언질을 주었습. 그 후에 김여정 제1부부장은 카펫 밖으로 나와서 걸어갔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왼손에 검정색 서류 가방을 들었고 검정색 서류철도 든 채 걸어갔다.
두 정상이 나란히 걸어가는 동안 김정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먼저 말을 건넸다. 문 대통령은 고개 끄덕였고 이동하는 동안 서너 차례 대화가 오고 갔다. 문 대통령은 웃는 얼굴로 손 제스처를 하기도 했다. 두 정상이 팔각정을 지나자 취타대의 연주가 멈췄고 곧이어 군악대 연주 시작. 자유의 집에 가려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뒤따르던 김여정 제1부부장은 레드카펫을 가로질러 두 정상이 선 지점으로 빠른 걸음으로 이동한 뒤 김영남 상임위원장 오른쪽에 섰다.
두 정상이 군악대의 연주를 들은 후 평화의집으로 이동하려고 몸을 돌려 몇 걸음 내딛던 중, 김정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북측 수행단을 손으로 가리키며 뭐라고 이야기 했다. 문 대통령도 고개를 끄덕이며 역시 손으로 수행단 쪽을 가리켰다. 잠시 후 문재인 대통령이 북측 수행단 쪽으로 돌아가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수행단과의 악수를 끝내고 두 정상은 평화의집으로 걸어서 이동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김정은 위원장을 뒤따라 레드카펫 위로 걸었는데 북측 인사가 옷깃을 살짝 끌어당기며 레드카펫 밖으로 걷도록 안내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카펫 밖으로 나가 걸었다.
오전 9시 41분. 두 정상은 ‘평화의집’이 새겨진 돌이 위치한 정문 계단을 통해 평화의집 안으로 입장했다. 김여정 제1부부장, 김영남 상임위원장 등 북측 수행단과 남측 수행단은 카펫이 연결되지 않은 휠체어용 오르막길을 통해 입장했다. 정상들과 수행원들이 입장을 마치고 곧 군악대 연주도 끝났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