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한국당) 대표가 미국에 ‘영구적이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PVID) 원칙’을 고수해달라고 공식 요청하기로 했다.
홍 대표는 1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미국 측에 전달할 ‘한국당의 7가지 요청 사항’을 공개했다.
7가지 요청 사항에는 ▲PVID ▲비핵화 완료 후 보상 ▲비핵화 완결 후 체제보장 ▲‘한반도 비핵화’가 아닌 ‘북한 비핵화’ 용어 사용 ▲주한미군 감축· 철수 거론불가 ▲북한의 국제적 범죄 행위 중단 요청 ▲북한 인권문제 제기·경제적 개혁 개방 요구 등이 포함됐다.
홍 대표는 “이번 북미 정상회담은 한반도의 운명을 가를 수 있는 중요한 회담”이라며 “북핵 폐기의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기대가 큰 만큼 우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핵기술 자료를 폐기하고 핵 기술자들을 다른 업무에 종사하게 해 영구히 핵 개발 능력을 제거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한국과 미국이 이번 북미정상회담의 성공기준을 두고 이견을 보일 수 있다는 점도 강조됐다. 홍 대표는 “한반도는 20세기 초 가쓰라-태프트 밀약으로 일제 강점기를 맞았고 2차대전 종전 직전 몰타회담, 포츠담 회담으로 분단이 됐다. 미국이 애치슨 라인을 발표한 지 얼마 안 돼 6·25 남침을 받았다”며 “미국 입장에서 성공을 거두는 것이 오히려 우리에게는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이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비핵화’ 용어 사용에 대해서도 “한반도 비핵화라는 용어는 북한이 주한미군 철수와 전략자산 전개금지 등을 요구하고 비핵화 약속을 이행하는 명분으로 삼을 수 있다”며 “북한 비핵화라는 용어를 사용해 달라”고 촉구했다.
한국당은 조만간 공개서한을 백악관에 전달할 방침이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