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국민·하나·우리·부산·대구·광주은행 등 6개 시중은행의 채용비리를 수사한 결과 4명의 은행장을 포함해 총 38명을 업무방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대검찰청 반부패부(김우현 검사장)는 17일 “전국 6개 시중은행 채용비리에 대해 지난해 11월부터 올 6월까지 수사한 결과 12명을 구속기소 하고, 26명을 불구속으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은행별로는 성모 전 은행장 등 7명이 불구속 기소됐고, 3명이 구속기소된 부산은행이 기소 대상자가 가장 많았다. 부산지검은 성 전 은행장이 지난 2012년 11월 진행된 5·6급 신입행원 채용과정에서 부산시 세정담당관 송모씨로부터 아들 채용청탁을 받고 시험점수를 조작한 혐의를 받았다고 밝혔다.
또 딸을 채용해달라는 조모 전 새누리당 의원의 부탁을 받고 시험점수를 조작한 혐의를 받는 이 은행 경영지원본부장인 박모씨 등 직원 4명도 재판에 넘겼다. 조 전 의원은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대구은행도 박모 전 은행장을 포함해 8명이 채용비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대구지검에 따르면 박 전 은행장은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총 7차례에 거쳐 시험점수를 조작하는 방법 등으로 채용비리를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박 전 은행장은 지난해 11월에는 금융감독원이 채용비리 감사에 나서자 이를 피할 목적으로 인사부 직원들을 시켜 컴퓨터를 교체하고 채용비리 관련 서류를 폐기하게 한 혐의도 받는다.
하나은행도 2명이 구속기소 되고 5명이 불구속 기소됐다. 함영주 은행장도 불구속 기소 대상에 포함됐다.
서울서부지검에 따르면, 함 은행장은 2015년 신입행원 채용과정에서 남녀 합격비율을 인위적으로 조정하기 위해 불합격자 9명을 합격시킨 혐의를 받는다. 또 2016년 신입행원 채용에서도 남녀 합격자 비율을 4대 1로 맞추기 위해 불합격자 10명을 합격시킨 혐의도 받는다.
이광구 전 은행장을 포함해 6명이 불구속 기소된 우리은행과 관련, 서울북부지검은 이 전 은행장은 2015년 신입행원 채용과정에서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 조카 등 불합격자 5명을 합격시킨 등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 전 은행장의 공소사실에는 2016년 신입행원 채용과 2017년 대졸 공채 과정에서도 은행간부 등의 자녀를 부정하게 합격시킨 혐의도 포함돼 있다. 총 5명이 재판에 넘겨진 국민은행은 윤모 은행장이 기소를 피했다. 대신 이모(59) 전 부행장 등 3명은 2015년 상반기 신입행원 채용과정에서 남성합격자 비율을 높일 목적으로 남성 지원자 113명의 서류전형 평가점수를 높이고 여성 지원자 112명의 점수를 낮춘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서울남부지검은 윤 은행장도 채용비리에 연루된 것으로 보고 압수수색을 하는 등 강제수사를 벌였지만, 합격자 변경 사실을 보고받거나 강요하는 등의 공모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불기소 처분했다.
불합격자 점수를 높이고 합격자 점수를 낮추는 방법으로 채용비리를 저지른 광주은행 양모 전 부행장과 서모 전 부행장 등 4명도 광주지검이 재판에 넘겼다. 양 부행장은 신입행원에 지원한 자신의 딸 면접에 직접 참여해 고득점을 부여한 혐의도 받는다.
지난해 10월과 올해 1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수사 자료를 넘겨받은 검찰은 서울북부지검 등 6개 검찰청에서 동시다발로 수사를 벌였다. 또 올 5월에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신한은행 채용비리 수사 자료를 넘겨받아 서울동부지검이 수사 중이다.
관련해 대검 반부패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재판 중인 채용비리 사건은 철저한 공소유지를 통해 상응하는 처벌이 이뤄지도록 하고, 수사 중은 신한은행 채용비리 사건도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하게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