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시장이 커지면서 ‘반려동물 의료기기’ 시장도 덩달아 성장세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마켓&마켓에 따르면 세계 반려동물 의료시장 규모는 지난해 48억달러(5조1720억원)를 기록했다. 오는 2021년에는 67억달러(약 7조2192억원)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동물용 의료기기 시장 규모도 2012년 대비 130% 증가했다.
이러한 시장 수요에 힘입어 글로벌 기업들도 관련 제품을 하나둘 선보이고 있다. 최근 일본 IT 솔루션 제조사 샤프는 돗토리 대학과 공동으로 개발한 고양이용 변기를 발표했다. IoT(사물인터넷)와 센서 기술을 활용해 고양이의 소변 횟수와 양, 몸무게 등을 측정한 뒤 건강상태를 파악하는 것이다. 해당 정보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주인에게 실시간으로 전달된다.
반려견의 건강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강아지용 웨어러블 기기도 있다. 일본의 완구 기업 다카라토미는 산책할 때 개의 활동량을 파악할 수 있는 상품을 내놓았다. 주인이 개의 목에 기기를 부착하면 반려견의 상태를 확인해 활동량이 적정한지 판단할 수 있다.
국내 기업들도 관련 시장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1년 인수했던 인체용 의료기기업체 ‘넥서스(Nexus DX)’를 매각했다. 동물용 체외진단 시장에 집중하기 위함이다. 전동수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 사장도 “반려동물이 급증하면서 동물용 의료기기 시장 규모의 성장성이 높아졌다”고 말한 바 있다.
건강관리 장비업체 레이언스는 국내 동물병원 진료관리 소프트웨어업체를 인수하며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레이언스는 올해 안으로 동물용 엑스레이를 출시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체용 의료기기의 크기나 데이터에 변화를 주면 동물용 의료기기로 변환 가능한 점이 큰 장점”이라며 “동물용 의료기기는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되므로 수출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희 기자 aga445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