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산업 전 분야에 걸쳐 무섭게 추격해오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글로벌 전략회의를 통해 돌파구를 찾는다.
삼성전자는 22일부터 오는 26일까지 3일간 ‘2018 상반기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고 하반기 전략을 논의한다. 국내 사업부 임원과 전 세계 해외 법인장이 모여 22일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25일 IT모바일(IM) 부문, 26일 소비자가전(CE) 부문 순으로 회의를 진행한다. 회의 결과에 따라 신제품 출시일 및 사업 방향성 등이 달라진다.
DS 부문은 ‘반도체 호황’을 이을 방법을 찾아 나선. 앞서 삼성전자는 서버 중심의 수요 강세 영향을 받아 올해 1분기 반도체 사업에서만 매출 20조7800억원, 영업이익 11조55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반도체 굴기’를 선언, 막대한 자본을 투입하고 있어 안심할 수만은 없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칭화유니그룹 등 중국 기업들의 메모리 양산이 본격화되는 내년부터 국내 기업들의 점유율 하락이 불가피할 예정이다.
또 중국의 메모리 반도체 업체 가격담합 조사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국가시장감독총국 산하 반독점국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미국의 마이크론 등 메모리 반도체 3사의 가격 담합 혐의 등에 대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
IM 부문의 경우 줄어드는 스마트폰 점유율에 대한 대비가 급선무다. 올해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9’의 판매 부진으로 2분기 실적 저하가 예상되면서 차기작 출시에도 비상이 걸렸다. 업계는 하반기 전략 제품 ‘갤럭시노트9’ 출시 시기를 당초 예정보다 한 달 이른 8월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회의에서 갤럭시노트9의 구체적 출시일 및 마케팅 전략 등이 논의될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저렴한 가격으로 국내 시장을 노크 중인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도 화두에 오를 전망이다. 현재 국내 이동통신3사는 5세대(5G) 이동통신 주파수 경매를 마치고 통신장비 등을 살피는 중이다. 삼성전자도 리스트에 올라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국내 통신장비 시장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E 부문이 당면한 문제는 단연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진영 확대다. 현재 LG전자를 필두로 소니, 파나소닉, 하이센스, TCL 등이 OLED 제품을 앞세워 프리미엄 TV 시장을 공략 중이다. 특히나 축소되는 글로벌 TV 시장 안에서 선두를 지키는 것은 삼성전자가 해결해야 하는 과제다.
CE 부문장인 김현석 사장을 필두로 전사 AI 전략도 논의된다. AI는 이재용 부회장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분야다. 최근 세계 각지에 AI센터를 설립한 만큼 전사 차원에서 센터들의 운영 방안 등과 관련해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전략회의는 실무진들이 모이는 자리”라며 “이 부회장은 참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승희 기자 aga445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