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포착] 유료방송, 판도 변할까?…합산규제 일몰

[키워드포착] 유료방송, 판도 변할까?…합산규제 일몰

기사승인 2018-06-22 13:46:27


김민희 아나운서 ▶ 쿠키뉴스 이승희 기자와 함께 하는 키워드 포착 시작합니다. 이승희 기자, 안녕하세요.

이승희 기자 ▷ 네. 안녕하세요. 키워드 포착의 이승희 기자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오늘은 어떤 내용 살펴볼까요?

이승희 기자 ▷ 최근 방송 통신 업계에서 가장 큰 이슈는 바로 합산규제입니다. 특정 사업자의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이 33% 이상 넘지 못하도록 하는 합산규제가 6월, 예정대로 일몰될 가능성이 높아졌는데요. 사실상 일몰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오늘 자세한 상황 살펴볼 예정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오늘 키워드 포착에서는 최근 방송 통신 업계를 들썩이게 만들고 있는 합산규제에 대해 알아봅니다. 아마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요, 합산규제라는 게 무엇이고, 왜 문제가 되는 건지, 또 앞으로 방송통신 업계 상황은 어떻게 될 지 전망해볼 텐데요. 이승희 기자, 앞서 간단히 알려주셨지만, 합산규제라는 게 정확히 어떤 규제를 말하는 건지, 자세한 설명 먼저 부탁드릴게요.

이승희 기자 ▷ 방송법에 따르면 방송 사업은 지상파 방송, 종합유선방송, 위성방송, 방송채널사용사업, IPTV 등으로 분류됩니다. 그리고 그 중 규제 필요성이 큰 분야가 IPTV와 종합유선방송, 위성방송을 포괄하는 유료방송시장인데요. 그 핵심이 바로 시장 점유율입니다. 합산규제는 특정 유료방송 사업자의 시장 점유율이 전체 유료방송 사업 가입자 수의 3분의 1인 33.3%를 초과할 수 없도록 한 규제를 말합니다. 특정 사업자가 유료방송 시장을 지배해 경쟁 구조를 왜곡하고 여론을 독점하는 현상을 방지하자는 취지로 도입된 제도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한 회사가 시장을 1/3 이상 가질 수 없도록 한 건데요. 기존에 도입된 이후, 일몰하는 시기가 정해져 있던 건가요?

이승희 기자 ▷ 네. 지난 2015년 6월에 3년 후 사라지는 일몰을 조건으로 제정됐는데요. 아직 확실히 장담할 수는 없지만 별다른 이변이 없는 한 합산규제는 6월27일. 자동적으로 일몰하게 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현재는 규제가 되고 있지만, 국회에서 논의되어 연장이 되지 않는다면 6월 말에 자동으로 일몰되는 건데요. 아무래도 이 규제를 두고 찬반이 나뉘고 있겠네요. 업계에서는 이 상황을 두고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는지 궁금해요. 

이승희 기자 ▷ 네. 우선 유료방송 1위 사업자는 합산규제가 일몰되면 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릴 수 있기 때문에 반기는 분위기입니다. 또 종합유선방송에 대한 인수합병을 노리는 IPTV 사업자도 한결 수월한 여건에서 M&A를 추진할 수 있어 긍정적인 반응이고요. 반면 합산규제라는 보호막이 사라지면 SO. 즉 종합유선방송은 또 다시 생존을 위한 전략을 마련해야 해서 입장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관계사들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는데요. 왜 그렇게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건지, 현재 시장 상황도 살펴볼게요. 이승희 기자, 현재 유료방송 점유율은 어떻게 나와 있나요?

이승희 기자 ▷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2017년 하반기 유료방송 가입자 수 및 시장 점유율 조사 결과를 보면 총 유료방송 가입자 수는 3137만88명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91만 명 증가했는데요. 사업자별로는 KT가 633만9759명으로 시장 점유율 20.21%를 기록하며 1위에 올랐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SK브로드밴드가 13.65%, CJ헬로 13.10%, LG유플러스 10.8% 순입니다. 5위는 KT스카이라이프, 6위는 티브로드 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시장 점유율이 33.3%를 넘지 못하도록 규제한다고 했는데, 30% 가까이 되는 업체도 없는데요? 대부분 10에서 20까지 크게 차이 나지 않는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데, 왜 문제가 되는 건가요?

이승희 기자 ▷ 여기에 위성방송을 더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위성방송 사업자인 KT스카이라이프의 시장 점유율은 10.33%로 집계됐는데요. KT와 KT스카이라이프를 합산한 가입자 수는 957만9081명입니다. 시장 점유율은 30.54%인데요. 합산규제에 준하는 33.3%에 근접한 상황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렇군요. 합산규제 상한선인 33.3%에 근접하게 나타나고 있는데요, 상반기와 비교했을 때 시장 점유율이 늘어난 건가요?

이승희 기자 ▷ 네 맞습니다. 지금 알려드린 수치는 지난해 하반기 수치인데요. 지난해 상반기 기준으로 보면 KT계열의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은 30.45%로 1위입니다. 하반기는 30.54%로 상반기보다 0.09%포인트 증가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지금까지는 33.3%를 넘어설 수 없어서 그 정도 수준을 유지했지만, 합산규제가 일몰되면 KT는 앞으로 좀 다른 사업 양상을 보일 수도 있겠네요?

이승희 기자 ▷ 네. 물론입니다. 업계도 합산규제가 일몰되면 KT가 본격적인 영업을 통해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종합유선방송을 인수하거나 결합 상품 등을 통해 가입자 쟁탈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KT 관계자 역시 합산규제는 소비자 피해를 야기하고 플랫폼 사업자 간 경쟁을 제한하면서 혁신 동력을 상실케 한다고 토로했습니다. 6월 일몰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그리고 합산규제 일몰을 기다리는 건 업계 1위 사업자만이 아니에요. 종합유선방송에 대한 인수합병을 노리는 IPTV 사업자들 역시 합산규제 일몰을 기다리고 있다고요?

이승희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일몰은 SO에 대한 M&A를 고려하고 있는 IPTV 사업자에게도 규제가 사라지는 효과를 불러오게 되는데요. 자금력만 뒷받침 된다면 합산규제의 제한 없이 M&A를 추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각에서는 이미 사업권 접촉을 시작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실제로 올해 초부터 통신사들과 케이블TV로 대표되는 종합유선사업자 사이에서 인수합병 이슈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실제로 인수합병설이 돌기도 했던 건가요?

이승희 기자 ▷ 네. 실제로 인수합병설이 돌았던 LG유플러스와 CJ헬로의 경우 합병하면 단숨에 23.39%의 점유율로 시장 2위 사업자로 올라서게 됩니다. 현재 2위 사업자인 SK브로드밴드의 점유율인 13.38%를 10%포인트 이상 앞서게 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럼 그럴 가능성도 있는 거군요. 하지만 종합유선방송. SO 입장에서 볼 때는 이야기가 다르잖아요. 합산규제가 일몰되면 그동안 자신들의 시장 점유율을 지켜준 방패막이 사라지게 되는 거죠? 

이승희 기자 ▷ 네. 그 역시 맞는 말입니다. SO 입장으로서는 방패막이 사라지는 꼴인데요. 규제가 사라지면 종합유선방송은 각자 도생의 길을 모색해야 합니다.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 33.3% 제한에 따라 원칙적으로 차단되어 왔던 IPTV 사업자의 종합유선방송 인수 합병이 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어떻게 보면, 팔랄지 안 팔릴지 고민하는 게 문제가 아니라, 얼마에 팔릴지 고민하는 형태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케이블TV 업계에서는 합산규제가 일몰될 경우, 규제 불균형 가능성까지 우려하고 있다고요?

이승희 기자 ▷ 네. 케이블TV와 IPTV는 각각 방송법과 IPTV법에 따른 규제를 받고 있습니다. 케이블TV 업계는 이번 일몰로 위성산업 업계만 규제 공백 상태에 놓이면서 규제 불균형이 우려된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합산규제 일몰에 대해 가장 우려를 하는 곳은 역시 케이블TV로 대표되는 종합유선방송 사업자들인데요. 하지만 최근 유선방송에 대한 인기는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어요. 요즘에는 케이블보다 IPTV를 많이 설치하잖아요. 어떤가요?

이승희 기자 ▷ 네. 맞습니다. 종합유선방송은 IPTV 도입 이후 가입자와 매출액이 계속 줄어  들고 있는데요. 실제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이미 지난해 11월 IPTV 가입자가 케이블TV 가입자를 넘어서는 골든크로스가 일어났습니다. 지난해 연말 기준 가입자 수는 IPTV 1432만5496명, 케이블TV 1403만6693명입니다. 가입자 수가 뒤집힌 건 IPTV가 2008년 11월 상용 서비스를 제공한 이후 9년 만에 발생한 일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최근 주변만 봐도, IPTV 가입을 많이 하더라고요. 이승희 기자, 케이블TV보다 IPTV 가입자 수가 증가한 이유는 뭘까요?

이승희 기자 ▷ 유선방송 가입자 수와 매출액 감소의 가장 큰 요인은 스마트폰을 포함한 유‧무선 결합상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유선방송의 경우 무선 네트워크가 없어 유‧무선 결합상품 제공이 불가능합니다. 그러니 이동통신을 기반으로 한 결합상품 마케팅과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 사업자들에게 케이블 사업자가 밀릴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맞아요. 아무래도 휴대전화와 TV, 인터넷 등 결합상품을 많이 이용하니까, 결합상품 이용이 가능한 IPTV 쪽으로 관심이 가게 되는데요. 결국 이 합산규제 존폐 문제는 유료방송 판도 변화의 중요한 변수가 되겠어요.

이승희 기자 ▷ 네. 업계에서는 합산규제가 예정대로 일몰하면 점유율 상한제가 풀리면서 M&A가 활발해질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합산규제 폐지는 유료방송 업계의 인수 합병 도화선이 되고 또 그 결과에 따라 현재 유료방송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 있어서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럼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 문제를 논의할 국회의 상황인데요. 현재 국회 상황은 어떤가요?

이승희 기자 ▷ 기존에는 합산규제 일몰 연장을 위한 물밑 작업이 진행 중이었습니다. 신경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합산규제 연장 등을 내용으로 하는 방송법 개정안을 제출했는데요. 당장 6월에 바로 합산규제를 일몰하기보다 1~2년 정도의 시간을 두고 지켜보는 것이 유료방송시장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결국 연장에 대한 의견이 제시되고는 있었던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하지만 개정안이 통과되지는 않은 거고, 사실상 논의조차 되고 있지 않죠?

이승희 기자 ▷ 네. 현 상황은 그렇습니다. 정치권에서는 여야 동수로 구성되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위 구성을 두고 대립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법안 통과가 불투명한 이유인데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기도 하고, 또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이 합산규제에 대한 관심이 덜하다면, 먼저 의원들이 현안을 파악하는 게 먼저일 텐데요. 결국 유료방송 합산 규제 자동일몰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케이블TV업계는 희망을 걸 곳이 없는 걸까요? 

이승희 기자 ▷ 통합방송법에 희망을 걸고 있긴 합니다. 합산규제가 일몰되더라도 통합방송법 내 별도의 조항을 통해 유료방송 합산규제와 유사한 규제 방안을 마련한다는 건데요. 통합방송법 내 유료방송 합산규제를 대체할 수 있는 조항을 포함시키는 것으로 통합방송법 통과 시기는 불투명하지만 결과는 긍정적으로 점쳐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렇게 된다면, 케이블TV로 대표되는 종합유선방송 업계에서는 환영할 만한 일이겠어요. 

이승희 기자 ▷ 네. 맞습니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합산규제 자동일몰 이후 통합방송법이 통과되기 전까지 인수합병 또는 마케팅을 통해 33%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통신사가 대대적인 마케팅을 통해 IPTV 가입자를 늘린다면 통합방송법이 통과된다고 하더라도, 가입자 해지가 사실상 쉽지 않다는 이유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이제 시간이 정말 얼마 남지 않은 만큼, 국회에서 빨리 관련 논의가 이루어져야 할 텐데요. 이승희 기자, 그럼 정부에서는 이 합산규제 일몰을 두고 어떤 입장을 보이고 있나요?

이승희 기자 ▷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도 이와 관련해서 연구반을 구성하고 합산 규제 일몰 여부를 고민하고 있지만 아직 이렇다 할 의견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아무리 합산규제 일몰 여부의 권한이 국회에 있다고 해도, 주무부처에서 연구반까지 조성하고도 확실한 태도를 보이지 못한 건 좀 아쉬운 부분인데요. 방송통신위원회 입장은 어떤가요?

이승희 기자 ▷ 방송통신위원회는 합산규제 논의는 국회에서 이뤄져야 하는 사항이라며 선을 긋고 있습니다. 합산규제는 국회 입법 개정 사항이기 때문에 여야 합의에 따라 일몰 연장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정부기관들이 그렇게 선을 긋고 있다면, 거의 일몰될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밖에 없겠네요.

이승희 기자 ▷ 네. 이효성 방통위원장은 지난 2월 정부과천청사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글로벌 대형 방송사업자가 출몰하고 경쟁의 경계가 없어지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도 적극적인 인수 합병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유료방송사업자가 나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업계는 합산규제가 일몰돼야 한다는 데 이 위원장이 힘을 실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점점 일몰 가능성이 큰 것으로 생각되는데요. 이 문제를 두고, 여론은 어떤지도 살펴볼게요. 

이승희 기자 ▷ 여론 역시 합산규제 일몰에 찬성하는 것으로 돌아서고 있습니다. 시장 점유율 규제로 인한 소비자 피해 우려 때문인데요. 계속해서 시장 점유율을 규제하게 되면 경쟁 감소를 유발하게 되고 결국 요금 인상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겁니다. 서비스 혁신 및 품질 개선 약화에 대한 우려도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럴 수 있겠네요. 또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고요.

이승희 기자 ▷ 네. 그래서 규제를 반드시 해야만 한다면 소비자 선택을 막는 사전 규제를 할 것이 아니라 사후 규제로 하는 것이 더 낫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최근 유료방송업계가 술렁이고 있습니다. 업계를 지배하는 사업자가 나오지 못하게 막은 규제가 곧 풀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 규제를 유지하는 내용의 법안도 발의됐지만 국회가 파행을 겪으면서 통과 가능성이 낮아진 탓에 합산규제 일몰 가능성 역시 큰 것으로 보이는데요. 일처리를 확실히, 제대로 하는 국회의 모습 기대해 봅니다. 키워드 포착. 지금까지 이승희 기자였습니다.

이승희 기자 ▷ 네. 감사합니다.

aga4458@kukinews.com

이승희 기자
aga4458@kukinews.com
이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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