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과정에서 강압적 지시로 적정합병비율 왜곡, 합병시너지 조작 등의 이유로 국민연금공단이 기금운용본부 주식운용실장 A씨를 해임했다.

국민연금공단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과정에 대해 내부감사를 실시한 결과 해임과 견책 등의 처분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 국민연금공단은 국민신뢰 회복을 위해 성과와 역량 중심의 기금운용직 재계약 심사를 강화하고 기금운용본부장 재공모를 신속하게 추진한다는고 3일 밝혔다.

앞서 국민연금공단은 지난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제기한 ‘제일모직과 삼성합병’ 관련 자체 감사 요구와 관련해 약 3개월에 걸쳐 ‘제일모직과 삼성합병 관련 특정 감사’를 실시했다.

이번 특정감사에 따르면 A씨는 양사의 합병안건과 관련해 강압적 시시로 적정합병비율 왜곡, 합병시너지 조작, 보유토지 가치선상 부적정 등이 확인됐다.

이에 국민연금공단은 “성실의무, 품위유지의무 및 기금운용내부규정상 선관주의 의무를 현저히 위반하고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며 A씨에 대해 해임을 요구했다. 또한 운용역 B씨에 대해서는 성실의무를 위반하고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경과실인경우에 해당해 견책 요구 처분을 내렸고, 운용역 C씨에 대해서는 업무소홀과 행동강령 위반으로 경초 처분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 국민연금공단은 6월30일자로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기금운용직 40명에 대해 성과와 역량을 기반으로 재계약 심사를 실시해 성과 저조자 등 2명에 대해서는 재계약 대상에서 배제했다. 또한 성과에 따른 재계약기간 조정과 기본급 인상 등 글로벌 경쟁력 및 조직의 역동성을 강화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국민연금공단 측은 “이번 감사는 지난해 취임한 김성주 이사장의 ‘국민이 주인인 연금’ 실현과 ‘기금운용에 대한 국민신뢰 회복’ 조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이춘구 국민연금공단 감사는 “향후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으로 ‘외부자료 제공에 대한 내부통제 강화’와 ‘내부신고자 보호를 위한 제도·시스템 장치 확충’ 등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기금운용본부장 재공모 진행과 관련 국민연금공단은 오는 4일 기금이사추천위원회를 열고 후보자 심사기준 등이 심의·의결되는 즉시 재공모 공고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