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 기온 36도. 김정숙 여사는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봉산3리를 찾았다. 60가구 114명이 살고 있는 이곳은 노인 인구가 32명으로 지난해 여름 집중호우로 주택 16채가 침수되는 등 수해피해가 극심했던 곳이다.
경로회관을 찾아 폭염을 피해 경로당에 모이신 어르신들을 뵙고 더위를 잘 나고 계신지, 어려움은 없으신지 살폈다.
경로당에 가는 길, 먼저 기초생활수급자로 혼자 살고 계신 여든 살 안향례 할머니댁을 방문했다. 김정숙 여사가 온다는 소식을 듣고 마을 주민분들이 더운 날씨에 마중을 나와주셨다.
“아휴, 이렇게 더운 날씨에 여기까지 나오셨는데 괜히 더운 날 제가, 안 와도 될 텐데 와서 벌서셨네요. 날은 더워지고, 어르신들 물질하시다, 다슬기 잡다가도 돌아가시고 한다니까 마음이 쓰여 가지고 그래서 한번 와야 되겠다 싶어서 왔습니다”
김정숙 여사가 인사를 건네며 2평 남짓한 할머니 방으로 들어갔다. 평소 마을 어르신들을 꼼꼼이 챙기고 있는 전영임 마을 이장과 보건소 방문간호사들도 함께했다. 안 할머니는 많은 사람들이 도와줘 잘 지내고 있다며, 보러와줘서 고맙다고 인사했다.
안 할머니는 암으로 아들을 먼저 하늘로 보내고, 본인은 관절통과 치매증상으로 장기요양 4등급으로 1일 3시간 요양 보호를 받고 있다. 혼자서는 거동이 어려워 방문간호사들이 약과 영양제도 챙겨드리고 혈압도 체크하며 할머니의 건강을 돌보고 있다.
김정숙 여사는 안 할머니께 시원하게 나들이 하시라고 하얀 모시옷을 선물해드리고 할머니를 부축해 맞은편 경로회관으로 모시고 갔다.
경로회관에는 열다섯 분 정도 마을 어르신들이 더위를 피해 모여계셨다. 김정숙 여사는 한 분 한 분 포옹을 하며 인사를 나눴다. 특히 전영임 이장에게 “경로당에 에어컨을 틀어드려도 거동이 어려워 못 오시는 분들을 이장님이 직접 모시고 오신다고 들었다”며 이장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김정숙 여사는 어르신들과 함께 건강체조도 함께하고, 폭염예방수칙도 함께 배우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김정숙 여사는 마을 어르신들께 “폭염 때문에 다들 어떻게 사시는가 그게 걱정이 돼서 왔다. 어르신들 여름에 편안하게 시원하게 지내셔야 그게 자식들, 내 건강 다 보살피는 거다 그런 말씀을 드리러 왔다. 여기 오면 에어컨도 나오고, 국가에서 이번에 경로당이나 어르신들을 위해서 전기요금도 할인해주고 지원 기간도 연장했다”며 더위 속 어르신들의 건강을 당부했다.
김정숙 여사는 봉산3리 방송실 마이크를 직접 잡고, 마을 방송을 통해 어르신들게 건강수칙을 들려드렸다.
“평생 수고하셨으니 이제는 어르신들 건강을 지키는 것이 자식을 위하는 길입니다. 제가 지금부터 드리는 말씀은 꼭 지키셔야 합니다. 우선, 낮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해가 뜨거울 때는 꼭 실내나 그늘에 계셔야 합니다. 냉방이 잘 되는 경로당을 찾으시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경로당에 나오시면 더위에 잘 계신지 서로 확인을 해 주십시오. 특히 혼자 사시는 어르신들 안부를 챙겨주십시오. 물을 자주 드시고, 음식물을 조심하셔야 합니다. 특히 우리 어머니들, 남은 음식 아까워 마시고 과감히 버리십시오. 머리가 아프거나, 어지럽거나 몸이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얼른 119로 전화하시고요. 아무쪼록 내 몸 소홀히 하지 마시고, 이 무더위를 잘 이겨내시기 바랍니다. 지금까지 봉산3리 방송실에서 대통령 부인 김정숙이 말씀드렸습니다.”
방송을 마치고 한 어르신께서 “청와대 구경 좀 시켜줘요”라고 말씀하시자 김정숙 여사는 “저도 자식들은 다 가서, 남편이 대통령이라 둘이 산다. 서로 서로 돌보시면서 건강히 계시라. 가을에 청와대 한번 모시겠다”고 약속드렸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 사진=청와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