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 차이가 뼈아팠다. 한국이 하다디가 버티는 이란의 벽을 넘지 못했다.
허재 감독이 이끄는 남자 5X5 농구 대표팀은 30일 오후 6시(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GBK 스타디움 농구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준결승전에서 이란에게 68-80으로 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결승진출에 실패했다.
이란은 오랜 한국의 숙적이다. 2000년대부터 218cm 장신 센터 하다디를 중심으로 황금세대를 구축했다. 탄탄한 조직력과 높이로 중국을 위협하는 강호로 떠올랐다.
한국은 그간 숱한 국제무대에서 하다디가 버티는 이란에게 울었다. 안방에서 열린 4년 전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승리를 거둔 것을 제외하곤 이란을 상대로 항상 고전했다.
이번 대회에서 NBA리거 조던 클락슨이 합류한 필리핀을 꺾으며 기세를 올린 한국이지만 결승 길목에서 무너졌다. 제공권을 내주며 높이 차이를 실감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리카르도 라틀리프(라건아,199cm)의 특별귀화를 추진하며 대회 2연패를 노렸다. 하지만 리그를 대표하는 센터 오세근과 김종규, 이종현 등이 부상으로 낙마하며 우려를 안겼다. 골밑에서 기술과 힘이 좋다는 이승현(197cm)이 존재감을 발휘했지만 하다디를 제외하고도 평균적으로 큰 신장을 가진 이란을 넘기 힘들었다.
리바운드 싸움에서 완벽히 밀렸다.
한국은 28-40으로 크게 뒤진 채 전반전을 마무리했다. 한국, 이란 모두 공격 성공률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리바운드가 희비를 갈랐다. 한국은 전반전 리바운드 개수에서 14대29로 크게 밀렸다. 특히 오펜스 리바운드만 15개를 내주며 이란에게 지속적으로 공격권을 넘겨줬다. 세컨드 리바운드 싸움이 전혀 되지 않았다.
제공권에서 밀리자 한국의 강점인 외곽포도 터지지 않았다. 슈터들은 외곽에서 슛을 쏘기조차 주저했다. 3쿼터 5분여가 지난 시점에서야 최준용의 손에서 3점포가 터졌다. 폭발력을 보여줬던 허일영과 전준범은 끝내 침묵했다.
이날 한국이 기록한 최종 리바운드 개수는 27개. 47개의 리바운드를 기록한 이란에 압도적으로 밀렸다. 자랑인 외곽슛도 29%(4/14)의 저조한 성공률을 기록했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