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아시안게임 2연패로 이끈 황의조가 시험대에 오른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은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칠레와 A매치 평가전을 치른다. 코스타리카전 승리에 이어 안방에서 2연승을 노린다.
선수들을 알아가는 단계인 만큼, 코스타리카전과는 다른 라인업과 선수 구성이 예상된다.
이날 선발 출전이 유력한 선수는 황의조다. 황의조는 코스타리카전 후반 교체 투입돼 경기 감각 조율을 끝냈다.
황의조는 이번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스타덤에 올랐다. 김학범 감독이 처음 그를 와일드카드(23세 이상)로 선발했을 당시엔 비판에 시달렸지만 대회에서 9골을 퍼붓는 등 한국을 수차례 위기에서 건져냈다. 자신을 향한 비판 여론도 단숨에 뒤집어 놨다. 아시안게임 활약에 힘입어 A 대표팀 재승선에도 성공했다.
슈틸리케 감독 시절 대표팀에 몸을 담았지만 불명예스러운 별명만 남긴 채 월드컵을 앞두고 낙마했던 그다. 이번에야말로 A대표팀에서 자신의 진가를 입증하겠단 각오다.
황의조는 칠레전을 앞둔 공식 기자회견에서 “아시안게임의 좋은 흐름을 이번 평가전에서도 이어가겠다”며 “공간을 만들고 기회가 되면 골도 넣고 싶다”고 강조했다.
황의조가 살아남기 위해선 팀 내 ‘원톱’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황의조의 강력한 경쟁자는 오랜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지동원이다.
지동원은 코스타리카전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바탕으로 팀의 공격 전개를 도왔다. 슈팅에 욕심을 내기 보단 많은 공격 기회를 만드는 데 집중했다. 의욕적인 지동원의 모습에 호평도 이어졌다.
하지만 이번에도 골 맛은 보지 못했다. 지동원은 A매치 48경기에서 11골을 넣는 데 그쳤다. 2011년을 제외하곤 7년간 33경기에서 고작 3골을 넣었다. 전술적 가치가 있는 선수지만 정작 공격수라면 갖춰야 될 덕목은 부족하다.
반면 황의조는 뛰어난 골 결정력을 갖춘 선수다. J리그와 아시안게임에서의 활약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유효슈팅의 비중이 상당히 높다. 퍼스트 터치가 깔끔하고 어느 위치에서든지 슈팅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활동량 또한 뒤처지지 않는다.
한국 스트라이커의 계보를 이을 선수로 평가받는 황의조지만 여전히 의뭉스런 시선도 존재한다. J리그와 아시안게임에서 활약했지만 상대적으로 압박의 강도가 약하고, 또 23세 이하의 선수들을 상대로 얻어낸 결과라는 것이다. 이번 칠레전은 그가 성인 무대에서도 통할 기량을 갖췄는지를 증명할 수 있는 자리다.
칠레는 코파 아메리카 2연패를 달성한 남미의 강호다. 이들을 상대로 강한 인상, 여기에 득점까지 터뜨려준다면 아시안컵을 앞두고 주전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황의조가 자신의 확실한 강점을 발휘해 벤투 감독의 눈도장을 받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