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대표팀 수문장을 맡은 김진현이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은 11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칠레와의 A매치 평가전에서 0-0으로 비겼다.
이날 벤투 감독은 코스타리카전 라인업에서 약간의 변화를 줬다. 황의조와 황희찬이 선발 출전했고 장현수를 포백으로 기용했다. 여기에 김승규 대신 김진현에게 수문장을 맡겼다.
김진현은 2015 아시안컵 당시 ‘통곡의 벽’으로 불리며 입지를 다졌다. 결승 상대였던 호주를 만나기 전까지 단 하나의 실점도 허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2016년 스페인과의 친선 경기에서 참혹하게 무너지며 A대표팀 주전 경쟁에서 밀려났다. 러시아월드컵 신태용호에도 승선했지만 조현우에 밀려 골키퍼 장갑을 끼지 못했다.
따라서 이날 칠레전 선발은 김진현으로선 큰 기회였다. 공고했던 주전 골키퍼 조현우가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김승규와 김진현에게도 기회가 왔다. 김승규는 직전 코스타리카전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김진현 역시 벤투 감독으로부터 눈도장을 받을 필요가 있었다.
전반전은 아쉬웠다. 단점으로 지적됐던 미숙한 볼처리가 여전했다.
김진현은 수비진과 공을 돌리는 과정에서 상대 압박에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여러 차례 패스 실책을 범하며 실점 위기를 자초했다. 김진현의 킥이 아슬아슬하게 상대 선수들 옆을 빠져나갈 때마다 관중석에선 탄식이 흘러나왔다.
선방도 있었다. 전반 17분 페널티박스에서 상대가 감아 대린 슈팅을 몸을 날려 쳐냈다.
전반과 달리 후반에는 안정적인 모습이었다. 긴장도 다소 풀린 듯 했다.
후반 6분 상대가 페널티박스에서 낮게 올려준 공을 미리 나와 차단했고, 37분에도 빠른 상황 판단으로 상대의 슈팅을 차단했다. 간간이 나온 상대의 슈팅도 안정적으로 처리했다.
숱한 위기가 있었지만 수비진과의 조율을 통해 무실점으로 경기를 끝냈다.
수원ㅣ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