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현 국가정보원)가 지난 1987년 대한항공(KAL) 858기 폭파사건 직후 폭파 주범 김현희에 대한 정보 수집을 완료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부장판사 박형순)는 김치관 ‘통일뉴스’ 편집국장이 국가정보원(국정원)을 상대로 낸 ‘대한항공기 폭파사건 북괴음모 폭로공작(무지개 공작)’ 문건 중 비공개 부분을 공개하라고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해당 정보는 안기부가 타국 정보기관의 협조를 얻어 수집한 정보”라며 “타국 정보기관의 동의 없이 이를 공개하면 외교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무지개 공작이란 KAL기 폭파사건 직후 안기부가 이를 당시 대통령 선거에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계획한 것을 말한다. KAL기 폭파사건 사흘 뒤인 87년 12월2일 수립됐다. 

앞서 국정원은 무지개공작 문건 5쪽 중 2쪽을 공개했다. 다만 나머지 3쪽은 민감한 내용이 담겨 있다며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에 재판 과정에서 언급된 문건의 나머지 부분에는 KAL기 폭파에 관여한 김현희와 김승일(사고 직후 음독 사망)의 체포 경위와 체포 전 행적 등이 담겼다. 김승일이 사용한 가명인 ‘하치야 신이치’라는 인물에 대한 진술과 정보도 상세히 수록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KAL기 폭파사건 희생자 유족 측은 폭파 사건이 발생한지 고작 3일 밖에 안 된 시점에서 문서가 완료됐다며 석연치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