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공사가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방문에 대해 “성과도 있지만 아쉬운 점도 많다”고 평가했다.
태 전 공사는 19일 종합편성채널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세 번째 만남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 이야기했다. 태 전 공사는 “지난 9개월 동안 한반도에서 평화가 보장됐다”면서 “짧은 기간 세 번의 정상회담을 통해 소통하는 흐름을 유지했다는 것은 성과”라고 말했다.
다만 평양공동선언에 대해서는 “말을 화려하게 했지만 김정은으로서는 뭘 내놓은 것이 없다”면서 “그렇다 해서 남측도 무언가를 주겠다고 한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은 (외교 관계 등에서) 애매모호한 협상 카드를 내놓는 전술을 사용한다”며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등은 이미 폐기해야 할 것인데 큰 양보를 한 것처럼 이야기했다. 영변핵시설은 ‘조건부 폐기’를 단서로 달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에 나온 군사적 대치 해소 방안만으로는 적대관계가 해소됐다고 보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주장도 있었다. 태 전 공사는 “김정은이 핵을 포기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을 문 대통령과 대표단도 느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평양공동선언이 너무 일찍 나왔다는 이유에서다. 태 전 공사는 “19일 저녁이나 20일 평양 출발 전에 나왔으면 했다. 김 위원장과 한 번 더 회담을 갖고 설득했으면 좀 더 진전이 있지 않았겠느냐는 아쉬움이 있다”고 이야기했다.
북한이 의례 관례를 어겼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 18일 문 대통령 등이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을 당시 공항에는 인공기만 걸려 있었다. 이에 대해 태 전 공사는 “관례에 맞지 않는다”며 “국가 간의 정상적인 의례 행위라면 인공기도 걸고 태극기도 걸어야 한다. 그러나 남과 북은 ‘특수관계’이기에 그동안은 국기를 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방북 당시 인공기를 들지 않았다는 것이다. 태 전 공사는 “의전상의 사고인지 북한의 의도가 담긴 것인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