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시절 경찰의 조직적 댓글공작을 지휘한 혐의를 받는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5일 새벽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조 전 청장에 대한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조 전 청장은 전날인 4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후 “본래 의도했던 것과 달리 일부 댓글을 단 부분에 대해서는 큰 책임을 느끼고 반성한다”면서 “내가 지시한 것은 허위사실로 경찰을 비난하는 경우 적극 대응하라는 것이었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로 이송된 조 전 청장은 유치장에 구금 상태로 대기하다 영장 발부 후 구속 수감됐다. 

전직 경찰총장으로서 검찰 조사가 아닌 경찰 조사 단계에서 구속, 경찰관서에 수감된 사례는 조 전 청장이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 전 청장은 지난 2010년 1월부터 지난 2012년 4월까지 서울지방경찰청장과 경찰청장을 지냈다. 그는 전국 보안사이버요원과 경찰서 정보과 사이버 담당 등을 동원, 주요 사회 현안에 대해 정부에 우호적인 방향으로 댓글을 달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청 특별수사단은 조 전 청장 등에 대한 추가 혐의를 조사한 후 검찰로 송치할 방침이다. 

조 전 청장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지난 2013년 징역 10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8일 만에 보석으로 석방됐으나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재수감됐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