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한 고교에서 영어시험 문제에 가수 구하라씨와 구씨의 전 남자친구 최종범씨 관련 사건을 소재로 등장시켜 논란이다.
12일 인천 중구의 A 여고 측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3학년생 중간고사 ‘영어독해와 작문’ 시험에서 구씨와 최씨, 구씨와 같은 걸그룹 멤버였던 강지영씨가 대화하는 내용의 지문이 출제됐다. 실제 인물의 사진도 함께 실렸다.
지문에서 강씨는 “‘팝콘각’이라는 단어를 아느냐. 영화처럼 재밌는 일이나 상황을 뜻하는 말이다. 걸그룹 멤버가 남자친구랑 크게 싸우고 폭행까지 해서 뉴스에 계속 등장한다. 완전 팝콘각이다”라고 말한다.
이에 구씨는 “나는 데이트 폭력을 싫어한다. 그런 말을 써서는 안 된다”라고 이야기했다.
‘헤어드레서 최’로 표기된 최씨는 “내 여자친구는 나를 사랑한다. 하라의 의견에 동의한다. 나는 그 남자가 왜 여자친구한테 폭행을 당했는지 모르겠다. 남자가 참 불쌍하다”며 남성을 두둔했다.
해당 시험 문제가 SNS에 알려지며 비판이 일었다. 구씨에 대한 2차 가해라는 지적이다. 쌍방폭행 사건을 일방폭행으로 축소, 구씨의 혐의만을 부각시켰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네티즌은 “(지문 내용에서) 가해자의 편을 들고 있다. 최종범이 불쌍하다니 도대체 누가 불쌍한 것이냐”고 비판했다.
최씨는 지난달 13일 연인관계였던 구씨에게 폭행 피해를 당했다며 폭행 및 상해 등의 혐의로 구씨를 형사 고소했다. 구씨도 최씨에게 폭행을 당했다며 최씨를 고소했다. 구씨는 최근 사적인 영상으로 협박을 당했다며 최씨를 최근 성폭력 범죄의 처벌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협박 및 강요 혐의로 추가 고소했다.
인천시 교육청은 A 여고에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다. A 여고측도 담당 교사를 대상으로 시험 문제 출제 경위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A 여고는 ‘스쿨 미투’ 운동이 일어났던 곳이기도 하다. 앞서 교사가 학생을 성추행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인천시 교육청 특별조사단은 지난 2일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성범죄 관련 전수 조사를 진행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 사진=박태현 기자 pt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