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덕여자대학교(동덕여대) 캠퍼스 등 공공장소에서 나체 사진을 찍어 올린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서울북부지법 김병수 영장전담판사는 17일 음란물 유포 및 주거침입 혐의를 받는 박모(27)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김 부장판사는 “피의지가 피의 사실을 전부 인정하고 있다”며 “관련 증거들이 모두 확보돼 있어 증거 인멸의 염려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범죄 전력이 없고, 주거가 일정하다”며 “도망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박씨는 지난 6일 오후 1시15분 동덕여대 대학원 3층 강의동과 여자 화장실 앞에서 발가벗은 채 음란행위를 하는 모습을 촬영했다. 같은 날인 오후 6시 SNS인 트위터에 해당 사진을 게재한 혐의로 영장이 청구됐다. 

박 씨는 경찰 조사에서 “‘야외 노출’ 사진을 접하며 성적 만족을 느끼게 됐다”며 “음란행위를 직접 촬영·게시해 다른 사람의 주목을 받는 것에 희열을 느꼈다”고 진술했다.

동덕여대 총학생회 측은 박씨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에 허탈한 심정을 표했다. 박종화 동덕여대 총학생회장은 “앞선 사례들로 볼 때 처벌이 강력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허탈하다”며 “학생들도 비슷한 심정일 것”이라고 말했다. 

동덕여대 총학생회는 지난 16일 총장의 직접적인 사과와 외부인 출입규정 신설, 모든 건물에 카드리더기 설치 등을 학교 측에 요구했다. 학생들은 ‘안전한 학교생활’을 요구하며 지난 16일부터 촛불집회를 진행했다. 이날 약 400여명의 학생들이 100주년 기념관 앞에 모여 학교 측을 규탄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