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 제니 “블랙핑크에선 볼 수 없었던 ‘다크함’ 표현하려 했죠”

‘솔로’ 제니 “블랙핑크에선 볼 수 없었던 ‘다크함’ 표현하려 했죠”

기사승인 2018-11-12 15:14:02

분홍색 옷을 입은 소녀가 세탁실 안으로 향한다. 소녀는 입고 있던 옷을 벗어 세탁기 안에 넣는다. 따분하다는 듯, 일견 불량스러운 표정이 얼굴에 스친다. 소녀는 다시 세탁기를 연다. 분홍색 옷은 검은 점퍼로 변해있다. 소녀는 점퍼를 입고 세탁실을 나선다. 그의 발걸음은 당차고 힘차다. 그룹 블랙핑크 멤버 제니의 첫 솔로곡 ‘솔로’(SOLO) 뮤직비디오 장면이다.

“상처받고 불완전한 소녀에서 강한 여성으로 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제니는 이 장면을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12일 오후 서울 언주로 플랫폼엘 컨템포러리 아트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팀 이름이 ‘블랙핑크’이니까 (핑크와 블랙을 넣었다)”라며 웃었다.

제니는 이날 오후 6시 ‘솔로’의 음원과 뮤직비디오를 공개한다. 블랙핑크 솔로 프로젝트의 시작을 알리는 노래다. 팝적인 요소가 더해진 힙합 장르의 곡으로, 데뷔 때부터 함께 해온 프로듀서 테디가 작사·작곡했다. 

노래에서 제니는 이별을 딛고 진짜 ‘나’를 찾아가는 여자의 모습을 그린다. 천진난만 청순가련 새침한 척이 이젠 지겹다면서 ‘오늘부터 난 빛이 나는 솔로’라고 노래한다. 제니는 “많은 여성들이 연애를 하면서 상대가 좋아하는 모습에 나를 맞춰가려고 한다”라면서 “‘솔로’는 ‘내가 아닌 모습으로 꾸미기보다 내 진짜 모습을 찾아가자. 자유로워지자’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뮤직비디오는 영국에서 촬영됐다. 뮤직비디오 주인공으로도 출연한 제니는 “뮤비에 드라마적인 요소가 많다”며 “캐릭터에 몰입할 수 있도록 감독과 이야기를 나눴다”라고 귀띔했다. 뮤직비디오에서 제니는 벽에 기대 눈물을 흘리다가도 아무 일 없다는 듯 길에서 춤을 추기도 한다. 연인과 이별한 여성이 이를 통해 성장하는 과정을 상징하는 장면들이다. 

연습 기간 6년, 블랙핑크 활동 2년 만에 처음 발표하는 솔로곡. 하지만 제니는 자신의 솔로 활동과 블랙핑크 활동을 구분하려 하지 않았다. 오히려 블랙핑크 활동의 연장선상에서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했다는 설명이다. 콘셉트 사진이나 뮤직비디오 촬영 때에도 제니의 의견이 적극 수렴됐다. 제니는 “블랙핑크 안에서는 볼 수 없었던 다크함을 표현하려고 했다”라며 “제니라는 사람을 좀 더 섬세하게 표현하려고 했다”라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멤버들에게 의지할 수 있었는데 이젠 혼자 무대를 채워야 한다. 연습생 시절의 마음으로 돌아가야 할 것 같다. 나 자신에게 투자한 시간이 아깝지 않게 잘 해내고 싶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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