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 힐만 감독이 SK 팬들에게 최고의 작별 선물을 건넸다.
힐만 감독이 이끄는 SK 와이번스는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13회 연장 접전 끝에 5-3으로 승리했다. 시리즈를 4승2패를 기록한 SK는 우승을 차지했다. 2010년 이후 8년 만이자 팀 통산 4번째 우승이다.
이날 승리로 힐만 감독은 KBO리그 역대 외국인 감독 최초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감독이 됐다. 더불어 한·일 양국에서 모두 우승을 경험한 최초의 감독으로 기록됐다. 힐만 감독은 지난 2006년 닛폰햄을 이끌고 일본 프로야구 재팬시리즈 우승을 달성한 바 있다.
힐만 감독은 2016년 11월 2년 계약을 맺고 SK 지휘봉을 잡았다.
그가 제일 먼저 한 일은 SK 야구에 색깔을 입히는 것이었다.
힐만 감독은 메이저리그에서 유행하는 발사각도, 타구 속도 등과 관련한 데이터를 이용해 SK 타선을 ‘홈런 공장’으로 바꿔놨다. 실제 SK는 2017시즌 홈런 234개를 기록하며 한 시즌 최다 팀 홈런 기록을 갈아치웠다. 올해도 233개로 이 부문 1위를 달렸다.
힐만 감독 특유의 너그러운 리더십과 긍정 에너지도 SK 선수단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질책보단 격려와 칭찬으로 선수들을 지휘했다. 이는 코치들에게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결국 올 시즌 정규리그 2위에 오른 SK는 플레이오프에서 넥센 히어로즈를 꺾었고, 한국시리즈에서 디펜딩 챔피언 두산을 누르며 우승 트로피에 입 맞췄다.
그러나 SK와 힐만 감독의 동행은 여기까지다.
힐만 감독은 SK 구단으로부터 연장 계약을 제안 받았지만, 고령의 부모를 부양하기 위해 미국으로 돌아가기로 결정했다.
힐만 감독은 우승 후 단상에 올라 “여기 뒤에 있는 우리 선수들과 함께한 2년은 정말 뜻 깊었다. 우리 SK 선수들은 매우 대단했다. 이 선수들과 함께할 수 있어 난 축복받았다”며 “뒤에서 든든히 응원해준 팬들에게도 감사드린다. 사랑한다”고 작별 인사를 보냈다.
한편 왕조 재건에 성공한 SK는 이른 시일 내 차기 사령탑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