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아세안(ASEAN·동안아시아국가연합) 국가 정상들과 잇따른 회담을 가지며 신남방정책의 협력과 지지를 당부했다.
신남방정책은 아세안 국가들과의 협력 수준을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 4강국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것이 핵심으로, 한반도 경제 영역을 확장한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더불어 안보 차원에선 북한과 외교관계를 맺고 있는 아세안과의 협력을 통해 한반도 평화 정책에 앞당기려는 의도를 내포하고 있다.
정상회의 참석 차 싱가포르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오전, 한·아세안 대화조정국인 브루나이 하싸날 볼키아 국왕과의 정상회담으로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아세안은 다자회의를 주재하는 ‘의장국’과 별도로, 대화상대국과의 수시 협의 및 의견 조율을 위해 국별 ‘대화조정국’을 지정하여 운영하고 있다. 브루나이는 올해 8월부터 2021년 8월까지 3년간 한·아세안 대화조정국 수임하고 있다.
이번 회담은 한·아세안 정상회담장 옆에서 약식 정상회담으로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나라가 추진 중인 ‘신남방정책’의 성공적인 이행을 위한 브루나이의 지지와 협조를 당부했다.
양 정상은 이와 함께 인프라·건설 분야에서의 협력을 지속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또한 ICT 분야에서의 협력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하싸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은 문 대통령에게 “한국과 브루나이 양국 관계가 굉장히 가깝고, 한국이 브루나이의 많은 부분에 대해 기회를 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 현재 브루나이에서 한국의 기업들이 인프라 분야에서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교량 건설 부문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브루나이에서는 역사상 최대 규모 인프라 공사인 해상12㎞, 육상10㎞ 규모(약 15억불 규모)의 ‘템부롱 교량 건설’ 사업이 진행 중이다. 총 5개 공구로 나누어 건설하는 이 사업에 우리나라의 ‘대림산업’이 이중 2개 공구를 수주해 건설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에 대해 설명하고, 앞으로도 브루나이가 우리 정책을 계속 지지해 줄 것도 함께 당부했다.
이날 오후 일정으로 문 대통령은 통룬 시술릿 라오스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통룬 시술릿 라오스 총리는 “라오스 국민들은 특별히 지난 아타푸주타에서 7월 댐 사고가 있은 후에 한국에서 여러모로 지원해 준 데 대해 높이 평가하고,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특히 이 과정에서 SK건설 측에서 여러모로 도와준 데 대해서 감사의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한국 측에서 여러 가지 다양한 개발 협력 사업을 통해서 라오스를 지원해 준 데 대해 감사하다. 한국 측이 투자한 250여개의 사업이 있다”라며 사의를 표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라오스는 한국이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신남방정책의 핵심 협력 파트너”라며 “초청해준 라오스는 꼭 가보고 싶은 나라” 라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시술릿 라오스 총리도 빠른 시일 내에 한국에 방문해 주시기를 희망한다”라는 뜻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또 최근 한반도 정세를 설명하고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앞으로도 지지해 줄 것도 함께 당부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제2차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신남방정책 이행을 보다 가속화하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한국에서의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개최를 제안했다.
이에 아세안 10개국의 정상들은 모두 적극적인 지지와 절대적인 환영의 뜻을 밝히며 개최에 합의했다.
김태구 기자 ktae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