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신축구장 명칭 논란...해묵은 지역 갈등 재점화

NC 신축구장 명칭 논란...해묵은 지역 갈등 재점화

기사승인 2018-11-23 05:00:00

창원시의 신축 야구장 명칭 선정 과정에서 야기된 마찰이 지역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프로야구단 NC 다이노스는 다음해부터 창원 마산야구장을 떠나 신축 야구장에 새 보금자리를 튼다. 현재 80% 정도 공사가 진행된 이곳은 다음해 2월 준공 후 2019시즌 개막 전 문을 연다. 

하지만 명칭 선정을 놓고 예기치 못한 잡음이 흘러나오고 있다.

창원시가 야구장 명칭 선정과 관련해 '창원NC파크', '창원NC필드', '창원NC스타디움' 등 '마산' 명칭을 빼고 설문조사를 하다 옛 마산지역 시민단체와 정치인들의 거센 반발을 산 것이다. 

신축 야구장은 2010년 마산·창원·진해가 통합 창원시로 출범하기 전인 옛 마산시 회원구 산호동에 위치해 있다. 이를 이유로 시민단체와 일부 지역구 의원들이 야구장 명칭에 꼭 ‘마산’이 들어가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마산권에 지역구가 있는 경남도·창원시의원들은 지난 12일 창원시청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신축 야구장 명칭에 '마산'을 꼭 포함시킬 것을 주장했다. 시민단체 마산야구장명칭사수대책위원회 역시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같은 주장을 폈다. 이들은 명칭 선정 과정이 여의치 않으면 집회를 열겠다고 강수를 두기도 했다.

또 마산 출신의 이주영 국회부의장은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야구장 명칭에 '마산'이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통합창원시가 출범하면서 시 명칭뿐만 아니라 시청사까지 다른 지역으로 결정되자 마산 주민과 시민단체가 나서 통합 원천무효까지 외치며 강력히 저항했던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논란이 커지자 창원시는 명칭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며 일단 물러섰다. 

명칭 선정을 둘러싼 갈등에 지역 주민간에도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창원 성산구에 거주하는 조 모(26)씨는 “통합 창원시가 출범한지 8년이 됐다. 아직까지 왜 마산을 고집하는지 모르겠다”며 “이는 지역 주민들의 융합을 저해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일부 정치인들이 야구장을 정치적 도구로 사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실제 신축 야구장은 부지 선정 단계에서도 잡음을 낳았다. 열악한 접근성에도 불구하고 당시 박원순 전 창원 시장을 비롯한 일부 의원들이 지역 균형 발전을 주장하며 옛 진해 지역에 야구장을 건립할 것을 주장해 한바탕 논란이 됐다.

각 지역의 개성을 지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서울에 거주하는 마산 회원구 출신 정 모(27)양은 “마산 명칭을 꼭 넣어야 한다는 데 동의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도시 홍보적인 측면과 전통적인 측면 등을 고려할 때 마·창·진 각자의 개성을 완전히 없애진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설문조사에서 ‘마산’ 명칭이 빠진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격양된 반응을 보이는 주민도 있었다.

진해구에 사는 정 모(34)씨는 “통합시의 예산으로 만든 야구장에 왜 꼭 ‘마산’이라는 명칭이 들어가야 되는지 모르겠다”며 “야구장 이름이 마산의 개성을 결정하는 건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또 “통합 창원시 출범으로 마산이 얻어간 것도 많은 걸로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만이 계속되는데 이럴 거면 차라리 다시 분리가 됐으면 좋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지역민간 해묵은 갈등의 일부로 신축 야구장 명칭 선정 논란을 바라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통합 창원시는 혹독한 과정을 거친 끝에 2010년 출범했다. 

소득 수준, 발전 정도에서 지역간 불균형이 심했던 터라 출범 성사를 앞두고 지역 주민간 마찰이 심했다. 출범 10년이 가까워진 현재까지도 지역 균형 발전 등을 놓고 갈등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지난 2013년에는 당시 마산 합포구 의원이었던 이 국회부의장이 '마산시 설치에 관한 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해 마산 지역 분리를 추진하기도 했다. 

한편 창원시는 논란을 중재하기 위해 시의원, 공론화위원 등으로 구성된 새야구장명칭선정위원 8명을 최근 구성했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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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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