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서 잠적’ 신재민 전 사무관, 모텔서 발견…“생명에 지장 없어”

‘유서 잠적’ 신재민 전 사무관, 모텔서 발견…“생명에 지장 없어”

기사승인 2019-01-03 13:28:10

정부의 KT&G 사장교체 시도와 적자국채 발행 압력 의혹을 제기한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유서를 남기고 잠적했다가 모텔에서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3일 오전 8시20분 신 전 사무관이 극단적 선택을 암시했다는 112 신고가 접수됐다. 신 전 사무관의 친구는 이날 오전 7시 신 전 사무관으로부터 ‘요즘 일로 힘들다’, ‘행복해라’는 내용의 예약 문자메시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찰은 신 전 사무관의 거주지인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고시원 등을 수색했다. 고시원에는 3장짜리 유서와 휴대전화만 남겨져 있었다. 휴대전화는 신 전 사무관이 전날 만난 대학 선배로부터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신 전 사무관의 소재가 불분명한 것이 확인되자 경찰은 즉각 CCTV 등을 확인, 동선 추적에 나섰다. 

신 전 사무관은 온라인에도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글을 올렸다. 같은 날 오전 11시19분 고려대학교 온라인 커뮤니티 ‘고파스’에 신 전 사무관의 이름으로 “마지막 글입니다”라는 글이 게재됐다. 신 전 사무관은 동일한 아이디로 앞서 고파스에 글을 게재한 바 있다. 

신 전 사무관은 “아버지 어머니 정말 사랑하고 죄송하다. 그래도 전 잘 한 것 같다”며 “더 긴 유서는 신림동 집에 있다. 죽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 친구가 올려줄 것이다. 모텔에서 쓴 이유서도 어떻게든 공개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죽어서 좀 더 좋은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면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고 있음을 전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12시40분 관악구의 한 모텔에서 신 전 사무관을 발견, 병원으로 후송했다. 경찰은 “생명에 지장이 없으나 안정을 취하게 하려고 병원으로 옮겼다”고 설명했다.   

신 전 사무관은 전날인 2일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국고채 발행계획 보도자료 취소를 요구한 인물로 차영환(현 국무조정실 2차장) 당시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을 지목했다. 신 전 비서관은 “청와대에서 직접 국·과장에게 전화해 (적자 국채를 추가 발행하지 않기로 한) 보도자료를 취소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는 같은 날 신 전 사무관을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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