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진 수니파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에 가담했던 이들의 자국 입국이 거부되고 있다.
CNN 등에 따르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20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호다 무타나는 미국 시민이 아니다. 미국에 입국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같은 날 SNS를 통해 “폼페이오 장관에게 무타나가 미국으로 돌아오는 것을 허락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무타나는 IS의 선전요원으로 활동했던 24세의 미국 여성이다. 지난 2014년 11월 미국을 떠나 터키를 거쳐 시리아 라카에 정착했다. IS 조직원과 총 3차례 결혼했고 2번째 결혼에서 아들을 얻었다. 무타나는 자신의 SNS 등에 “미국인이여 깨어나라. "미국인이여 깨어나라. 가장 큰 적 아래 살면서 해야 할 일이 많다. 차를 몰고 나가 미국인의 피가 흐르게 하라. 아니면 큰 트럭을 빌려 모두 살해하라”는 글을 게재하기도 했다.
그는 두 달 전 쯤 아들과 함께 쿠르드군에게 붙잡혀 수용소로 옮겨졌다. 무타나는 수용소에서 “무지했던 것을 용서해달라”며 “미국이 두 번째 기회를 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도 IS에 합류했던 자국민의 귀국을 거부, 시민권을 박탈했다. 샤미마 베굼(19·여)의 가족 변호사는 지난 19일 “영국 내무부가 시민권을 박탈하겠다고 통보해 가족들이 무척 실망했다”는 글을 SNS에 게재했다.
영국 정부는 무관용 정책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사지드 자비드 영국 내무부 장관은 “테러리스트 단체를 지지하기 위해 해외로 나갔던 사람이 영국으로 돌아오는 것을 막는 일에 주저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IS 가담자 처벌을 위한 법 개정도 준비 중이다.
현재 시리아 북동부 난민캠프에서 생활 중인 베굼은 더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영국으로 돌아가길 원한다”면서 “여기 온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베굼은 지난 2015년 2월 같은 학교 여학생 2명과 함께 런던을 떠나 시리아로 건너갔다. 그곳에서 네덜란드 출신의 IS 조직원과 결혼했고 3명의 아이를 출산했다. 이 중 2명은 영양실조와 질병으로 숨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독일 정부도 IS에서 활동했던 자국민 귀국 문제에 대해 “안보에 위협이 되지 않아야만 데려가겠다”는 입장이다. 호르스트 제호퍼 독일 내무장관은 “귀환 대상자의 신원이 의심의 여지 없이 확인돼야 한다”며 “안보 위협이 없다는 확신도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리아에서 붙잡혀 구금된 IS 전투원 중 약 40명이 독일 여권을 소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과 연합군, 쿠르드·아랍연합 ‘시리아민주군’(SDF)은 시리아에서 IS 조직원들을 대대적으로 소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IS가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보유했던 영토를 사실상 모두 해방시켰다”고 말했다. IS 잔당은 시리아 동부에서 마지막 저항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