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예하게 대립하던 북미관계가 180도 달라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차 북미정상회담 과정에서 중간중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비호하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28일 오전 9시(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2차북미정상회담 2일차 일정을 진행했다. 두 정상은 단독정상 회담을 거쳐 실무진들이 배석한 확대정상회담, 업무오찬 등을 가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단독정상회담에 앞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에게 “김 위원장의 사진 촬영을 잘 부탁드린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와 함께 “북한을 엄청난 경제적 잠재력을 지녔다” “김 위원장과 굉장히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곤란할’ 질문에 대신 답을 하기도 했다. 확대정상회담 시작 전, 한 기자가 김 위원장에게 인권 문제를 질문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걸 다 논의하고 있다”고 빠르게 답했다.
미국 측 기자가 김 위원장에게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들을 취할 결심이 돼 있느냐”고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기자를 바라보며 “목소리를 높이지 마십시오. 나하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라고 질타했다. 김 위원장에게 공격적으로 질문하지 말아 달라는 뜻으로 풀이됐다.
지난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 등이 지속되자 김 위원장을 ‘꼬마 로켓맨’으로 지칭하는 등 비하하는 표현을 써왔다. 그러나 남북정상회담 등 해빙 분위기가 이어지자 격한 표현은 사라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진행된 첫 북미정상회담에서도 김 위원장을 “매우 훌륭하고 똑똑한 협상가”라고 치켜세웠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