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국정농단’ 관련 구속상태로 재판을 받던 피고인들이 줄줄이 석방되고 있다.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실형을 선고받은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은 19일 새벽 서울 구로구 서울 남부구치소에서 석방됐다. 그는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합니다”라고 짤막하게 답한 후 대기 중이던 차량을 타고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안 전 수석의 석방은 지난 2016년 11월6일 구속된 후 2년 4개월여 만이다. 

대법원은 전날인 18일 안 전 수석에 대한 구속 취소 결정을 내렸다. 안 전 수석의 구속기간이 만료됐기 때문이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상고심 재판 중에는 2개월씩 3번만 구속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안 전 수석은 박근혜 전 대통령, 최순실씨 등과 공모해 대기업들로부터 K스포츠·미르재단에 거액의 출연금을 내게 한 혐의 등을 받는다. 1심 재판부는 안 전 수석에게 징역 6년에 벌금 1억원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뇌물 혐의를 일부 무죄로 판단, 징역 5년과 벌금 6000만원을 선고했다. 현재는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상고를 검토 중이다. 

‘자유의 몸’이 된 국정농단 피고인은 안 전 수석뿐만이 아니다. 국정농단 연루 혐의를 받는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 조윤선 전 문화체육부 장관, 최씨의 조카 장시호씨,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은 형 집행 만료 또는 구속기간 만료로 풀려났다. 

현재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는 국정농단 피고인은 박 전 대통령과 최씨,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뿐이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관련 항소심에서 징역 25년을 선고받았다. 현재 이 사건은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다만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대 총선 공천에 개입한 혐의로 지난해 징역 2년을 확정 받았다. 국정농단 관련 구속 기간이 만료돼도 구치소에서 나오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최씨도 지난 2016년 10월31일 구속된 후 구치소에서 수감 중이다. 최씨는 박 전 대통령과 공모, 자신이 세운 재단에 대기업 총수들에게 거액을 출연하도록 강요한 혐의로 항소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그러나 앞서 딸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입시 비리 관련 3년형이 확정돼 석방은 요원하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운용 혐의를 받는 김 전 비서실장은 상고심 진행 중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됐다가 다시 구치소에 수감됐다. 지난해 11월 ‘화이트리스트’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6개월이 선고돼 다시 법정구속됐다. 구치소를 빠져나온 지 두 달여만이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 사진=박태현 기자 pt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