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배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정치편향’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문 후보자는 9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스스로 나태와 독선에 빠지는 것을 경계하기 위해 부산판례연구회나 우리법연구회 등의 학술단체에 가입했다”며 “정치적 이념을 추구해 단체에 가입한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자는 우리법연구회의 회장을 지낸 인물이다.
우리법연구회는 지난 1988년 6·29 선언 후에도 제5공화국의 사법부 수뇌부가 유임되자 일선 판사들이 반발, 창립된 모임이다. 진보 성향 판사들의 학술단체로도 알려져 있다.
문 후보자는 이날 사형제 폐지와 낙태죄 위헌 등 현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사형제 존폐에 대해 “입법론적으로 사형제는 폐지되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낙태죄에 대해서는 “입법적으로 산모의 자기결정권을 예외적으로 인정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낙태를 부분적으로 허용하자는 입장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문 후보자와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조용호·서기석 헌법재판관의 후임으로 지명했다. 문 후보자는 부산과 경남지역에서만 활동해온 ‘향판’(지역법관)이다. 그는 지난 2007년 창원지법 부장판사 시절 자살을 시도하려다 여관방에 불을 지른 방화범에게 ‘자살’을 열 번 외치라고 한 후 “거꾸로 말하면 ‘살자’로 변한다. 죽으려는 이유가 살려는 이유가 된다”고 말해 화제가 됐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