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던질 수 있었다. 하지만 류현진은 마운드를 내려와 몸을 추스르는 쪽을 택했다.
LA 다저스 류현진은 9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디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1⅔이닝 동안 2피안타 1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고 2회말 2사 후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콜튼 웡을 삼진 처리한 뒤 찾아온 내전근 부위의 통증이 발목을 잡았다.
류현진은 지난해에도 내전근 부상으로 3개월가량 부상자 명단에 오른 바 있다. 어깨 부상을 털고 돌아와 호투를 펼치던 류현진은 당시 부상으로 인해 전반기를 통째로 날렸다. 이에 류현진의 올 시즌 상승세가 또 한 번 내전근 부상에 가로막히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가 컸다.
다행히 이번엔 부상 정도가 깊지 않다. 류현진의 말대로라면 당장 다음 등판도 가능하다.
자진강판은 부상 예방 차원에서 류현진이 내린 최선의 결정이었다. 지난해 몸이 주는 신호를 외면한 채 공을 던지다 화를 부른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였다.
경기 종료 후 류현진은 인터뷰에서 “작년에는 (근육 찢어지는) 소리가 나기 전에 느낌이 있었다. 그 이후 상황이 안 좋았다. 거기까지 가고 싶지 않았다. 오늘은 바로 내려왔고, 지금은 다음 경기에 던질 수 있을 정도로 괜찮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부상과 비교해서는 “작년과는 다르다. 작년에는 제일 안 좋은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지금은 정말 경미한 상황에서 내려왔다. 살짝 통증이 왔을 때, 이 상태에서 멈춰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마운드를 내려오게 됐다”고 말했다.
류현진의 현명한 대처에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도 박수를 보냈다.
그는 “류현진이 무리하지 않은 것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현명한 대처였다. 선발 투수를 잃고 싶지는 않지만, 힘든 상황에서 최고의 상황이 나왔다고 생각한다”고 칭찬했다.
그러면서도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의 몸 상태를 조금은 더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몇 개월을 쉬어야 하는 상황이었고, 얼마나 많은 선발을 놓쳤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그를 당분간 부상자명단(IL)에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시즌을 길게 보고 선수단을 운영하겠다는 로버츠 감독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눈 앞의 승리에 집착하지 않고, 큰 그림을 그리며 시즌을 치르고 있는 류현진과 다저스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