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부상을 털었더니 이제는 내전근 통증이 류현진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 부위의 부상은 류현진과 같은 유형의 투수에게 더욱 치명적이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류현진은 9일(한국시간) 미국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그런데 2회 투구 도중 류현진이 벤치에 사인을 보냈다. 사타구니 부위에 통증을 느꼈던 탓이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 등 스태프가 마운드로 올라왔고 결국 교체를 결정했다.
다행히 부상 정도는 깊지 않았다. 경기 종료 후 류현진은 “부상이 걱정돼 마운드를 내려왔다”며 “당장 다음 등판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저스는 신중하게 류현진의 몸 상태에 접근했다. 류현진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10일짜리 부상자명단(IL)에 등록했다. 투구 재개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다저스의 선택은 현명해 보인다.
류현진이 지난해 5월 같은 부위를 다쳐 전반기를 통째로 날린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어깨, 팔꿈치 부상에서 완벽히 회복한 류현진은 지난 시즌 재기를 노렸다. 시즌 초반 연일 호투를 펼치며 ‘괴물’의 부활을 알렸지만 내전근 부상으로 3개월가량 마운드를 비웠다.
사실 류현진의 내전근 부상은 이번으로 3번째다. 왼쪽 어깨 수술 이후 재활훈련을 하던 중 2016년 4월 내전근을 다쳤다. 이에 메이저리그 복귀를 그해 7월로 미뤘다.
그렇다면 류현진의 내전근은 왜 취약해진 것일까.
류현진은 다리를 멀리 차내며 중심 이동을 한다. 여기에 바닥에 디딘 다리의 힘을 이용해 강력한 몸통 회전 동작을 펼친다. 공에 힘과 정확도가 붙는 것은 이 덕분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하체에 과부하가 걸리는 약점도 있다. 류현진은 체중이 많이 나가고, 30대에 들어 근육의 유연성과 내구성이 떨어진 상태다. 그만큼 내전근 손상 가능성이 커진다.
문제는 류현진이 앞으로도 내전근 부위에 이상을 호소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내전근 부상은 어깨 등에 비해 치명적이진 않지만 재발 확률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류현진은 지난해 내전근 부상을 당한 뒤 김용일 트레이너와 이 부분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뒀다. 하지만 또 다시 재발 징후를 보였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내전근 부상이 생기면 힘을 모으는 동작을 할 수 없다. 그러면 하체의 힘을 상체로 전달할 때 문제가 생겨 스피드도 나지 않고 공에 힘을 실을 수도 없다.
내전근 부위의 약화가 류현진의 투구에 지속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다.
내전근 강화와 관리라는 숙제를 우선적으로 풀어야, 류현진이 올 시즌 목표로 삼은 20승과 FA(자유계약선수) 장기계약도 거머쥘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