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가족 등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참사 책임자로 지목하고 이들에 대한 수사 및 처벌을 촉구했다.
‘4월 16일의 약속 국민연대’(4·16연대)와 4·16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는 15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참사 처벌 대상 1차 명단을 발표했다.
이번 명단에는 박 전 대통령을 포함 총 13명의 정부 인사가 포함됐다. 청와대에서는 박 전 대통령과 김 전 비서실장, 김장수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이 이름을 올렸다.
구조 업무를 맡았던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과 이춘재 전 해양경찰청 경비안전국장, 김수현 전 서해 해경청장, 김문홍 전 목포해양경찰서장 등도 참사에 책임이 있다고 지적됐다. 당시 해양경찰 소속 부처의 장관이었던 이주영 전 해양수산부 장관도 거론됐다.
황 대표와 김병철 전 기무사령부 준장, 소강원 전 기무사령부 소장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방해 의혹 등으로 명단에 포함됐다.
4·16연대 등은 “(정부 관계자 등은) 세월호 참사 당시 구조가 가능했던 1시간 40분 동안 대기 지시를 내리고 퇴선을 막아 사고를 참사로 만들었다”며 “박근혜 정부 당시의 수사 방해와 진상 규명 은폐 때문에 아직도 수백명에 달하는 책임자를 수사할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향후 피해자 가족 고소인과 국민 고발인 등을 모집해 처벌 운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 박 전 대통령 등에 대한 처벌은 이뤄질 수 있을까. 문제는 공소시효다. 참사 당시 희생자들을 구조하지 못한 것과 관련해서는 직무유기죄와 업무상 과실치사죄가 적용될 수 있다. 공소시효는 각각 5년과 7년이다. 세월호 진상규명 방해와 관련 직권남용죄가 적용될 경우 공소시효는 5년이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벌써 5년이 흘렀다. 직무유기죄와 일부 직권남용죄의 시효는 거의 종료됐다. 업무상 과실치사죄의 시효도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까지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처벌을 받은 정부 책임자는 김경일 전 해경 123정장이 유일하다. 대법원은 지난 2015년 김 전 정장의 업무상 과실치사죄를 인정,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김 전 정장이 승객 퇴선 유도 등의 조치를 소홀히 했다고 판단했다. 다른 정부 책임자에 대한 처벌은 이뤄지지 않았다.
4·16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해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가 나섰지만 조사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처럼 수사권과 기소권을 갖지 못해 자료 확보가 어렵다는 점이다. 정부 부처 등에서 자료 요청에 불응한다 하더라도 강제로 압수수색할 권한이 없다.
유가족 등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가진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 설치를 촉구 중이다. 4·16연대 관계자는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 관계자 등에 대한 고소·고발을 60건 넘게 진행했다”며 “이에 대한 수사가 제대로 진행된 적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김 전 정장만 처벌 받았을 뿐 지시를 내린 윗선에 대한 수사를 이뤄지지 않았다”며 “공소 시효 내에 강력한 수사 의지를 갖고 처벌할 수 있는 특별수사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 사진=박효상 기자 tina@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