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재로 첨탑과 지붕이 무너지는 등 피해를 입은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의 내부 사진이 공개됐다.
프랑스 공영 AFP통신은 16일(현지시간) “기자들은 성당의 주 출입문 중 하나를 통해 안쪽의 그을린 잔해와 돌무더기 등 피해의 정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희망적이게도 성당의 뒤쪽의 황금색 십자가가 빛 속에 꿋꿋이 빛나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필리프 마르세트 노트르담 성당 신부는 이날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850년 전에 지어져 전쟁과 폭격까지 견뎌낸 성당인데 마치 폭격을 당한 현장을 보는 것 같았다”며 “전날 저녁 미사가 끝난 직후 성당 지붕 위에서 불길이 처음으로 확인됐을 때를 돌이키보면 지옥과 같았다”고 화재 당시를 회상했다.
다행히도 13세기 쌍탑 등 주요 시설물은 불에 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AFP통신에 따르면 장클로드 갈레 파리시 소방청장은 화재 현장에서 취재진에 “노트르담의 주요 구조물은 보존된 것으로 보인다”며 (전면부의) 두 탑은 불길을 피했다고 설명했다.
소방대와 사제들, 교회 직원들 덕분에 노트르담 대성당은 대재앙을 면할 수 있었다. 화재 발생 당시 대성당 안에는 가시면류관과 성 십자가, 거룩한 못 등 가톨릭 성물과 예술품 다수가 보관돼 있어 화재로 소실된 위험에 처해 있었다. 소방관과 경찰, 성직자, 프랑스 문화부와 파리시청 관계자들은 대성당으로 달려가 성당 내부에 있던 유물들을 꺼내 보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많은 목재로 이뤄져 ‘숲’이라 불리던 13세기 지붕 구조물은 안타깝게도 소실됐다.
‘장미 창’으로 불리는 성당 내부의 3개의 화려한 원형의 스테인드글라스는 일부 검게 그을린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스 앵테르 방송은 목격자의 말을 인용해 장미 창들이 모두 온전히 보전됐지만 일부는 검게 그을렸다고 전했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은 파리의 구도심 시테섬 동쪽에 있는 성당이다. 프랑스 고딕 양식 건축물의 대표작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빅토르 위고가 지난 1831년 쓴 소설 ‘노트르담의 꼽추’의 무대로도 유명하며 지난 1804년 12월 2일에는 교황 비오 7세가 참석한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의 대관식이 열린 곳이기도 하다. 지난 1163년 공사를 시작해 1345년 축성식을 연 노트르담 대성당은 나폴레옹의 대관식과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의 장례식 등 중세부터 근대, 현대까지 프랑스 역사가 숨 쉬는 장소다.
하루 평균 3만명의 관광객이 찾을 정도로, 파리에서 가장 인기 있는 관광명소로 꼽히는 곳이다.
신민경 기자 smk503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