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게임들의 과거 이야기들이 사라지고 있다”
‘마비노기’라는 독창적인 컨셉의 게임으로 국내 게임사에 족적을 남긴 김동건 넥슨 데브캣 스튜디오 총괄 프로듀서(PD)는 24일 ‘2019년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NDC)’에서 ‘할머니가 들려주신 마비노기 개발 전설’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했다.
이날 김동건 PD는 “외국 게임들은 30년 전 게임들도 쉽게 구할 수 있고 소스코드도 찾아볼 수 있지만 한국 게임들은 그렇지 않다. 한국 게임들의 과거 이야기들은 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제가 먼저 예전 게임을 만들었던 이야기를 꺼내면, 다른 분들도 이어서 예전 이야기를 꺼내주시지 않을까 한다”며 자신의 대표작 마비노기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놨다.
김동건 PD는 “(마비노기) 개발 과정에서 3D 그래픽 구현, 개발 DB 도입, 카툰렌더링, 자체 개발 엔진 사용 등 다양한 불안 요소가 있었지만 여러 시행착오를 통해 해결해나갔다”며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면서 ‘마비노기 개발 완수 보고서’를 제작했다. 초기 기획 과정부터 개발과정, 성과 등을 모두 담고 있고 매우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련의 과정에서 ‘나오’라는 유명 NPC가 탄생하고 스토리, 작곡 시스템 등 특유의 콘텐츠들이 만들어졌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어 “데브캣 스튜디오에서는 마비노기 모바일을 만들고 있다”며 “옛날 게임의 충실한 복각보다 과거의 마비노기가 주었던 느낌, 보여주고자 했던 것들을 현 시점에 맞춰서 다시 만들어보는 프로젝트”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래를 위해 과거 이야기를 해야 한다. 한국 게임들이 발전이 없다고 하는 것은 과거가 너무 빨리 유실되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며 “개발자들의 기억, 경험 속에 있는 것들을 기록하고 나누는 것이 앞으로 더 나은 게임을 만드는 방법”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김동건 PD는 “과거의 게임들이 각각의 점으로 존재하고 있고 그 점들이 각자 사라져가고 있는데 우리는 각각의 점을 이어서 미래의 게임으로 선을 이어나가야 한다”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한편, 이날 개막한 NDC 2019는 오는 26일까지 경기도 성남시 넥슨 판교사옥과 인근 일대에서 진행되며 게임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의 총 105개 강연을 선보인다.
올해는 AI(인공지능)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게임 개발 관련 강연부터 엔씨소프트, 크래프톤, 펍지, 데브시스터즈, 캡콤, 슈퍼셀, 락피쉬게임즈, 그라인딩기어게임즈 등 국내외 게임사 관계자들이 개발‧운영 노하우를 공유한다.
성남 l 김정우 기자 tajo@kukinews.com